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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1월 27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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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권수의 한자로 보는 세상 (846) 무자기야(毋自欺也)

-스스로를 속이지 않는 것이다

  • 기사입력 : 2020-09-22 08: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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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교 경전의 하나인 ‘대학(大學)’에 “이른바 그 뜻을 정성스럽게 한다는 것은 스스로를 속이지 않는 것이다(毋自欺也)”라는 말이 있다.

    유학에서 말하는 공부란 ‘사람 되는 공부’를 말하는데, 자신이 사람이 되어서(修己), 다시 나아가 다른 사람들까지 사람 되게 인도하는 것(治人)이 선비다. 이 과정을 ‘대학’에서 팔조목(八條目)이라 하여 여덟 단계로 나누었다. 자기 몸을 수양하기(修身) 위해서는 그 앞 단계인 마음을 바로잡아야 되고(正心), 마음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마음의 활동인 뜻을 정성스럽게 해야 한다(誠意). 뜻을 정성스럽게 하는 것은 ‘자기를 속이지 않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기를 속이는 사람은 이 세상에 속이지 못할 것이 없다. 부모를 속이고 형제를 속이고 친구를 속이고 아랫사람을 속이고 윗사람을 속인다. 자기를 속이거나 남을 속이는 사람은 또 자신을 믿지 못하고 남을 믿지도 못한다.

    자기를 속이는 사람은 강해 보여도 엄청나게 약하다. 자기가 거짓말하는 것을 자신은 잘 알기 때문에 혼자 있으면 불안하고, 자신이 밉고 남들이 원망스럽다.

    지금 우리나라는 거짓말 때문에 나라가 정말 혼란스럽다. 청문회 나오는 장관이나 대법관 등은 거짓말로 날을 세운다. 논문을 쓰는 학자들도 발각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남의 논문이나 특허를 표절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고 한다. 심지어 대학입시에서 자기소개서도 대신 써 주는 업체가 있다고 하니 우리나라에 거짓말이 얼마나 만연한지를 알 수 있다.

    거짓말하는 것은 여당과 야당, 진보와 보수, 부유한 사람과 가난한 사람, 윗사람과 아랫사람, 젊은 사람과 나이든 사람하고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사실이냐 사실 아니냐? 옳으냐 그르냐의 문제일 따름이다.

    솔직하면 아무 일도 아닌데 자꾸 거짓말을 하니 문제가 되는 것이다. 작년에는 법무부장관 조국과 그 가족 때문에 온 나라가 편이 갈리더니, 올해는 법무부장관 추미애 아들 때문에 또 그렇다.

    이런 공방은 국가민족을 위해서 아무런 도움이 안 되고, 많은 사람들의 시간을 앗아가는 소모전이다. 당사자는 거짓인지 참인지 모를 리가 없다.

    이럴 때 대통령은 침묵하여 이런 소모전을 방치할 것이 아니라 정확한 판단을 해서 빨리 끝내게 해야 한다.

    사병은 휴가에서 귀대해야 하는 날 오후 6시까지 복귀 안 하면 탈영 처리가 된다. 그래서 최전방에 근무하는 사병들은 가다가 사고라도 날까 해서 하루 미리 가서 부대 근방에서 자고 다음 날 정해진 시간에 복귀하는 것이다. 육군 사병이 소대장 만나 신고하기도 힘든데 어떻게 밖에서 전화해서 자기 휴가를 연장해 달라고 할 수 있겠는가?

    * 毋 : 말 무. 없을 무.

    * 自 : 스스로 자. * 欺 : 속일 기.

    * 也 : 어조사 야. …이다 야.

    동방한학연구소장

    ※소통마당에 실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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