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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1월 29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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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며] 통합당 지지율 급상승의 역설- 이상권(정치부 서울본부장)

  • 기사입력 : 2020-08-19 20:2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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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76석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독주가 거침없다. 제1야당 미래통합당은 그야말로 오합지졸이다. “야당이 있기는 하나”는 비판이 끊이지 않는다. 정의기억연대 부실 회계 의혹 등의 윤미향 사건을 비롯해 오거돈 부산·박원순 서울시장 성추행 의혹, 부동산 정책 논란 등 국민 관심이 집중된 대형 이슈 가운데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대응한 게 없다. 103석이나 되는 덩치에도 전략도 전술도 치밀함도 근성도 찾아보기 어렵다. 2017년 대선과 2018년 지방선거, 2020년 총선에서 잇따라 참패하면서 그야말로 지리멸렬하다.

    최근 초선 윤희숙 의원이 “저는 임차인입니다”로 시작하는 본회의 5분 발언으로 화제를 모았지만, 통합당의 계산된 기획이라고 보긴 어렵다. 윤 의원 발언 때 대부분 통합당 의원은 본회의장을 빠져나간 뒤였다. 국민적 공감대가 확산하고 엄청난 반향을 부르자 다음 본회의에서 10여 명이 앞다퉈 발언대에 섰지만, 별다른 감흥은 없었다.

    그런데도 최근 지지율이 급상승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속속 나오니 눈과 귀를 의심케 한다. 여론조사 기관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10∼14일 전국 유권자 251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주간 조사 결과, 민주당 지지율은 전주보다 0.3%P 내린 34.8%, 통합당은 1.7%P 오른 36.3%로 집계됐다.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0%P)내 접전이다. 리얼미터 조사 기준으로 보수 계열 정당(새누리당, 자유한국당, 통합당)이 오차범위 내지만 민주당을 앞선 것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이 시작된 2016년 10월 3주 차(새누리당 29.6%, 민주당 29.2%) 이후 3년 10개월 만이다.(자세한 내용은 리얼미터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통합당은 툭하면 장외로 뛰쳐나가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한데 국회 상임위원장 등 모든 것을 내려놓고 뒷짐 지고 있으니 지지율이 급반등했다. 이에 정치권에선 어부지리 내지 정부 여당의 폭주에 따른 반사이익 정도로 치부한다. 통합당 개인기가 아니라 정부·여당에 실망한 견제심리가 발동된 결과일 뿐이란 해석이다. 이는 곧 원상태로 복귀가 시간문제라는 역설적 의미이기도 하다. 김종인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조차 “통합당은 쓸데없는 잡음을 일으키지 않으면 된다. 그게 제일 중요하다”고 했다. 자력갱생의 여력조차 없던 통합당은 외부인사 비대위원장 영입을 놓고 왈가왈부하더니 반짝 지지율 반등 소식이 전해지자 이제는 임기 연장론까지 고개를 든다.

    통합당은 지난 총선에서 대구·경북, 부산·경남 등 ‘낙동강 전선’으로 내몰렸다. 이를 빌미로 국회에선 수적 열세만 탓하고 있다. 고작 고성을 동반한 반대토론 몇 마디에 삿대질하다 퇴장하는 게 전부다. 정부·여당의 잘잘못을 물고 늘어지는 투지도, 권력의지도 미미하다. 103석이나 안겨준 유권자 모독이다.

    무기력, 무능력한 통합당 운명은 내년 4월 재보궐선거에서 어느정도 가늠이 될 듯하다. 무엇보다 가장 규모가 큰 서울시장 보선 승패는 이듬해 대선과 지방선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른바 ‘서울 상륙작전’ 성공 여부에 명운이 달렸다.

    지난달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강은미 정의당 원내수석부대표의 발언은 뼈아픈 충고다. “통합당 의석 103석의 반의반 만이라도 정의당이 가졌으면 국회 모습은 완전히 달랐을 것이다. (통합당이) 의석이 적어서 아무것도 못 한다는 말을 믿는 국민은 없다”고 했다. 어디 한 곳 틀린 말이 없다.

    이상권(정치부 서울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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