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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7월 29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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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며] 전쟁의 전쟁- 조윤제(경제팀장)

  • 기사입력 : 2020-06-23 20:3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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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쟁은 전쟁으로 단박 끝나지 않는다. 심각한 후유증을 남긴다. 뿔뿔이 흩어진 이산가족 문제가 그렇고, 부모 잃은 전쟁고아들의 비참한 삶이 또 그렇다. 포탄에 무너진 집과 빌딩, 산업현장을 복구하는데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걸려 국제사회의 원조와 대규모 차관을 내야 하는 국민적 고통이 따른다.

    #6·25한국전쟁 70주년= 1950년 6월 25일 새벽, 북한 공산군이 남북군사분계선이던 38선을 넘어 남침을 감행한다. 북한군은 파죽지세의 여세를 몰아 그해 9월까지 단숨에 낙동강까지 밀고 내려와 남한 대부분을 점령한다. 하지만 그해 9월15일 맥아더 장군을 위시한 유엔군의 인천상륙작전 성공으로 평양을 수복하고 압록강과 두만강까지 진격해 통일을 눈앞에 두게 된다. 아뿔사. 그해 11월 중공군의 개입과 인해전술로 12월 북한지역에서 유엔군이 철수하고, 이듬해 1월 대한민국 정부가 서울에서 철수하는 비통한 일을 맞는다. 이후 같은 해 7월 개성에서 휴전회담이 시작되고, 1953년 7월 27일 판문점에서 유엔군 사령관과 공산군(북한군과 중공군) 사령관들이 휴전에 조인해 현재의 전쟁중단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모두가 알고 있는 역사지만 6·25한국전쟁 70주년을 맞아 비통의 역사를 한번 더 상기해봤다.

    #이산가족과 전쟁고아의 한(恨)= 전쟁은 수백만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1000만명에 이르는 이산가족도 만들었다. 부모와 자식, 가족과 헤어진 이들은 서로 생사를 알지 못한 채 꼬박 70년을 살아왔고, 그 세월 수많은 실향민과 이산가족들은 고령과 지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흥남 엑소더스’의 처절함을 그려낸 영화 ‘국제시장’을 보면 실향민과 이산가족의 고단한 삶을 잘 엿볼 수 있다. 전쟁을 피해 흥남을 떠나 부산에 도착한 덕수네 가족은 피난중 헤어진 아버지와 막내여동생 막순이를 찾기 위해 이사도 가지 않고, 이산가족찾기 방송에 출연하는 등 처절히 노력했다. 이 영화를 보는 우리는 눈물을 쏟아내지 않을 수 없다. 비록 내가 겪은 일이 아닐지라도 만약 전쟁을 겪었다면 누구나 저같은 상황에 놓일 수 있다는 공감대가 있어서 그럴 게다. 더불어 전쟁은 수십만명의 고아를 만들었다. 건물 잔해더미에서, 부모들의 시신 사이에서, 길거리에서, 곳곳에서 고아들이 쏟아져 나왔다. 전쟁고아와 터키 군인 간의 애틋한 인간애를 그려낸 영화 ‘아일라’를 보면 저렇게 훌륭한 군인아빠를 만난 아이는 행운이었지만, 한편으로는 내가 저 영화의 주인공이 아니라는 것에 정말 안도한다.

    #전쟁의 전쟁= 전쟁은 또다른 전쟁을 남긴다. 포탄이 쏟아지는 지옥보다 더 견디기 힘든 지옥전쟁. 바로 ‘그리움과의 전쟁’이다. 눈앞에서 멀쩡한 가족이 도륙당하고, 한솥밥 먹던 식구들이 난리통에 뿔뿔이 흩어지고, 부모 손길 한창 필요한 고사리손 아이들이 스스로 가장(家長)이 돼야 하는 현실. 그 현실도 비참하지만 당장 가족들이 보고 싶은 절절한 그리움과의 전쟁은 또 어떻게 치러낼까. 6·25전쟁은 휴전까지 3년 걸렸지만 전쟁 피해자인 이산가족, 전쟁고아, 실향민들의 ‘그리움 전쟁’은 오늘로 벌써 70년째 계속되고 있다. 그래서 전쟁만은 막아야 한다. 더이상 가족과 헤어지지 않도록, 우리 아이들이 전쟁고아가 되지 않도록 사회적 노력과 국가적 비용이 들더라도 인내하고, 소통하고, 이해하고, 협력해서 항구적 평화를 만들어야 한다. 6·25한국전쟁 70주년을 맞아 간곡히 소원한다.

    조윤제(경제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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