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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7월 29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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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며] 총선, 한 표의 값어치- 이종훈(정치부장)

  • 기사입력 : 2020-03-31 20:2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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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민국 최고의 직업이 ‘국회의원’이라는데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국민은 없을 것이다. 막강한 특권을 누리고 연봉도 가장 높기 때문이다. 이들의 연봉은 올해 기준 1억 5170만원으로 삼성전자 평균 연봉 1억 1700만원보다 4000만원이나 더 많고, 직장인 평균 연봉보다는 4.1배나 많다. 월급으로 따지면 매달 1200여만원을 받는다. 국회 회기일수가 연평균 280여일인 것을 감안하면 하루 일당은 54만원이다. 여기에 의원 보좌진 인건비, 입법정책개발비, 의원사무실운영비, 출장비 등을 포함하면 국회의원 1명에게 지원하는 국가예산은 약 8억원에 달한다. 다른 나라와 비교해도봐도 세계 최고 수준이다. OECD 국가 기준 10위이고, 1인당 GDP 대비 연봉으로 계산하면 5위라는 분석도 나와 있다.

    고액 연봉을 받는 만큼 이들은 열심히 일을 할까. 그렇지 않다는 것이 대다수 국민들의 생각이다. 예산안 처리는 5년 연속 법정 기한을 넘겼고. 민감한 현안이 있으면 파행을 거듭하기 일쑤다. 최근에는 패스트트랙 선거제를 놓고 여야가 대치하면서 국회가 파행을 거듭했다. 더욱이 국회 회기 중에 출석하지 않아도, 임기 동안 단 한 건의 법안을 발의하지 않아도 세비는 꼬박꼬박 지급된다. 국회의원 임기가 4년이니까 1인당 세금 32억원이 이들에게 지원된다. 한 표의 값어치가 상당하다.

    대한민국 국회의원에게는 고액 연봉 지원 외에 ‘하나님도 부러워한다’는 몇 가지 특권이 헌법으로 보장된다. 대표적인 것이 ‘불체포 특권’과 ‘면책 특권’이다. 불체포 특권은 국회의원이 회기 동안 국회에 참석해 어떤 압력도 받지 않고 활동하도록 보호하는 권한이다. 면책특권은 국회의원이 국회에서 일을 하며 한 말과 투표 행위에는 책임을 묻지 않는 것이다. 이 같은 특권은 국회의원이 부당한 압력을 받지 않고 국민을 위해서 자유롭게 정치를 할 수 있게 하는 장치이다. 하지만 일부 국회의원은 특권을 악용해 방탄국회를 열거나 막말을 일삼는다.

    총선이 다가오면서 이들을 표로 심판해야 한다고 벼르는 유권자가 많아지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에도 ‘국회의원 연봉 삭감’과 ‘특권 폐지’가 단골메뉴로 올라온다. 이러다 보니 정당과 후보들이 민심을 얻기 위해 세비 삭감, 특권 내려놓기 공약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선거 때마다 같은 약속이 반복되는 것은 ‘짭짤한 재미’를 봤기 때문일 게다. 최근에는 코로나19사태로 인한 고통을 분담한다며 정당별로 세비 반납 운동을 경쟁적으로 펼치고 있다. 개별적인 기부에 동참하는 의원도 늘고 있어 바람직하게 생각하지만 왠지 개운치가 않다. 총선 국면이라 국회는 ‘개점휴업’이고 무노동무임금 원칙을 적용하면 월급 받을 자격이 없는 것 아닌가. 게다가 한 표 더 얻기 위해 계산한 행동이라는 생각이 앞서는 건 왜일까. 선거 때만 유권자들에게 머리를 숙이고 당선되면 특권의식에 사로잡혀 갑질하고 막말 정쟁을 일삼는 모습을 허다하게 봤기 때문이다.

    국회의원들이 열심히 일하고 국민에게 봉사하는 모습을 보이면 많은 연봉을 받는다고 손가락질할 국민들은 없을 것이다.

    21대 국회의원 선거가 2주 앞으로 다가왔다. 한 표의 값어치를 돈으로 환산하기 어렵지만, 1인당 세금 32억원이 지원된다는 것을 생각하면 후보를 잘 가려서 뽑아야 겠다. 4년간은 되물릴 수도 바꿀 수도 없으니 말이다.

    이종훈(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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