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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764) 제25화 부흥시대 74

“말씀 명심하겠습니다”

  • 기사입력 : 2020-02-05 08:05:36
  •   

  • 이재영은 천천히 위스키를 마셨다.

    “회장님, 서방님이 수원에서 고무신 공장을 하고 있지요? 내년부터 고무신이 많이 필요한데 회장님께서 좀 도와주십시오.”

    한 마담이 다른 자리로 가자 박두영이 말했다. 서방님은 아들 정식을 말하는 것이다.

    “고무신이 왜 필요해?”

    “저도 국회의원에 출마하지 않습니까? 표를 얻으려면 민심을 얻어야 합니다. 민심을 얻으려면 돈봉투를 뿌리고 고무신을 돌려야 한다고 합니다.”

    “그렇군.”

    “아무튼 회장님께서 저를 밀어주셔야 합니다.”

    “그래야지. 자네도 나를 도와야 하네.”

    “당연합니다. 회장님은 제가 아버님처럼 모실 분입니다. 명령만 내려주십시오.”

    “사람 참!”

    박두영의 걸걸한 말에 이재영은 웃음이 나왔다. 박두영은 이제 너스레까지 떨고 있었다.

    “정부에서는 혹시 부흥 준비를 하고 있나?”

    “부흥이요? 그게 뭡니까?”

    “휴전이 되면 폭격에 무너진 나라를 재건해야지. 건물도 짓고… 도로도 내고… 다리도 건설해야지.”

    “그렇군요. 아주 좋은 말씀입니다. 그럼 회장님께서 부흥단을 하나 만들어주십시오. 나라를 위한 일 아닙니까?”

    “자네도 대통령 각하나 국무위원들을 만나면 건의해 주게. 국가 부흥에 대한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네.”

    “말씀 명심하겠습니다.”

    “나는 건설회사를 하나 설립할 생각이네.”

    “말씀만 하시면 언제든지 도와드릴 테니 설립하십시오.”

    박두영이 시원시원하게 말했다. 그가 자꾸 시계를 들여다보았다. 이재영은 박두영과 헤어져 요정으로 돌아오자 이철규에게 전화를 걸어 경제 분야에 뛰어난 교수를 한 사람 섭외해 놓으라고 지시했다. 아무래도 경제인들이 먼저 부흥단을 만들어야 할 것 같았다.

    “회장님, 저녁에 뭐하세요?”

    영주가 앞에 와서 물었다.

    “쉬어야지.”

    이재영은 부흥단과 건설회사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었다.

    “영화 구경 안 가실래요?”

    “영화?”

    “동아극장에서 영화를 하고 있어요. 구경 가요.”

    영주가 이재영을 졸랐다.

    “무슨 영화인데?”

    “파킹톤 부인의 귀향이요.”

    영주가 신문을 보여주었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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