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2년 09월 26일 (월)
전체메뉴

[작가칼럼] 요양원과 요양병원- 왕혜경(수필가)

  • 기사입력 : 2020-01-09 20:36:21
  •   

  • 어머니가 요양병원으로 가신 지도 두 달이 넘었다. 5년 전에 돌아가신 아버지도 요양병원에서 11개월 계시다 돌아가셨기 때문에, 어머니가 골절 치료를 한 일반 병원에서 퇴원하자마자 요양병원으로 모시는 건 당연한 과정이라 생각했다.

    도저히 집에서 돌볼 형편이 못 되니 선택의 여지가 없는 상황이었고 그런 시설이 있다는 것만도 고마운 일이라 생각했다.

    당시 요양원엔 어느 정도 일상생활이 가능한 사람들만 갈 수 있고 와상환자와 휠체어 환자는 당연히 요양병원으로 가는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어느 정도 치료가 된 다음에도 침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하루하루를 너무 힘들어하는 어머니를 보면서 요양원과 요양병원이 어떻게 다른지를 알아보았다.

    일단 요양병원은 병원이고 요양원은 생활시설이다. 병원은 치료(cure)가 목적이고 생활시설은 돌봄(care)이 목적이다. 그래서 요양병원엔 의사가 상주하지만 요양원엔 의사가 상주하지 않는다. 1, 2주에 한 번씩 진료를 위해 촉탁의사가 온다.

    대신 25명당 1명 기준으로 간호사(간호조무사)를 배치하게 돼 있다. 요양병원은 의사가 있어 돌발사태에 대처를 할 수 있고 중환자실을 운영하는 병원도 있지만, 요양원엔 의사가 상주하지 않기 때문에 위급 상황이 생기면 일반 병원으로 환자를 이송해야 한다.

    근데 현실적으론 위급상황이 생기면 요양병원에서도 대부분 일반병원으로 환자를 보낸다. 각 과별로 전문의를 갖추고 있는 요양병원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요양원엔 2.5명당 한 명씩 자격을 가진 요양보호사를 두게 되어 있어 기본 자질 관리는 되는 셈이지만, 요양병원에서 환자를 간병하는 사람들은 요양보호사 자격증이 필수가 아니다. 그냥 간병인이다. 병원에서 인력업체를 통해 필요한 사람들을 데려다 쓰면 된다. 그래서 조선족들이 대거 진출해 일을 하고 있다. 겨울엔 건설현장의 인력들이 병원으로 투입되기도 한단다.

    어머니가 계신 병실에도 한 달간 간병인이 다섯 번이나 바뀌었다. 환자의 병력이나 간병상의 유의점 등이 제대로 인수인계나 되는지 의문스러울 정도다. 나는 돈 벌러 온 게 아니라며 무신경한 자세로 환자를 대하는 간병인도 있다.

    요양병원과 요양원은 적용하는 법과 관리주체도 다르다. 요양병원은 의료법을, 요양원은 노인복지법의 적용을 받는다. 요양병원은 국민건강보험이, 요양원은 노인장기요양보험이 관리주체다. 그래서 요양원에 입소를 하려면 필수적으로 국민장기요양보험의 요양등급을 받아야 한다.

    결론적으로 병원에서 계속 치료가 필요한 사람들은 요양병원으로 가는 게 맞고, 특별한 치료 없이 돌봄이 주가 된다면 요양원이 환자에겐 더 나을 수 있다.

    환자들을 일차적으로 돌보고 관리하는 요양보호사의 인성과 직업의식이 환자에겐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고 비용 면에서도 요양원이 요양병원보다 훨씬 경제적이기 때문이다.

    수명이 늘어나면서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는 요양원과 요양병원들. 요양병원과 요양원에 대한 정부의 질 관리가 철저하게 이뤄져서 부모님을 안심하고 맡길 수 있고, 우리 자신도 편안하게 노후를 보낼 수 있는 좋은 시설들이 많이 생기기를 기대한다.

    왕혜경(수필가)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