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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8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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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0) 함지사지(陷之死地)- 그들을 죽을 곳에 빠뜨린다.

  • 기사입력 : 2019-06-11 07:5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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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자병법(孫子兵法)에 이런 말이 있다. “병사를 지휘해 작전을 할 때, 그렇게 작전하는 의도를 병사들에게 말해 줄 필요는 없고, 그들에게 유리한 조건만 이야기하고 불리한 조건은 이야기할 필요가 없다. 군사들은 위태로운 지경에 투입한 그런 뒤에 능히 보존될 수 있고, 죽을 지경에 빠뜨린 그런 뒤에 살아날 수 있다. 병사들은 위태로운 지경에 빠져야 분발해서 승부를 결정짓는다.”

    진시황(秦始皇)의 진나라가 천하를 통일한 지 10년도 안 되어 사방에서 여러 영웅들이 일어나 왕위 쟁탈전이 벌어졌다. 그때 한(漢)나라 장수였던 한신(韓信)이 적은 군사로 조(趙)나라 20만 대군과 싸울 때, 강물을 등지고 군사를 배치하여 싸우는 배수진(背水陣)을 쳐서 크게 이겼다. 오랫동안 원정으로 지친 군사들을 사생결단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배수진을 쳐서 전투력을 십분 발휘해 조나라 대군을 일거에 격파했다.

    한신의 부하들은 “진을 칠 때 산을 등지는 것이 일반적인데, 물을 등지는 배수진을 치다니?”라고 의아해했다. 전투에 이긴 뒤 한신에게 물었다. 병법에 ‘배수진’이란 것이 있습니까? 한신은 “당연히 있지. 자네들이 눈여겨보지 않아서 그래. 손자병법에 ‘함지사지연후생(陷之死地, 然後生.)’이라고 하지 않았나? ‘죽을 지경에 빠진 그런 뒤에 살아난다’고. 배수진이란 이름은 없지만, 이 말을 응용하면 바로 배수진이지.”

    뒤에 강물이 있으면 병사들이 도망갈 곳이 없으니, 죽을 힘을 다해서 싸우는 수밖에 없다.

    개인이나 기업이나 국가도 마찬가지다. 가장 어려운 막다른 지경에서 분발해서 살아나는 경우도 있고, 그대로 주저앉아 죽는 경우도 있다. 모두가 어떻게 대처하느냐 하는 마음먹기에 달려 있다.

    지난 9일 새벽의 U-20 월드컵 한국과 세네갈의 8강전은, 거의 패배했다가 최종적으로 승리를 안았다. 전반전에 먼저 한 골을 허용해 어렵게 됐을 때, 곧바로1골을 넣어 만회했다. 후반 한 골을 더 허용해 2대1로 패배가 거의 굳어갈 때 한 골을 넣어 2대2로 끝나 연장전에 돌입했다. 연장 전반전 6분 지나 한국이 먼저 한 골을 넣어 3대2가 됐고, 후반 종료 때까지 그대로 유지되는가 했더니, 후반 추가시간 1분에 한 골을 허용해 3대3 동점이 돼 승부차기까지 갔다. 한국의 1번, 2번 선수가 실축을 하는 바람에 완전히 졌다고 했는데, 상대 팀도 2번이 실축하고, 4번은 우리 골키퍼가 막아내 2대2까지 갔다. 양팀의 마지막 5번 선수의 발에 4강 진출의 운명이 달렸는데, 우리 선수 오세훈은 침착하게 성공시켰는데 세네갈 선수는 실축을 했다. 완전히 졌다고 포기한 순간이 두 번 있었는데, 최후에 승리를 가져왔다.

    누구나 어려움 속에서 희망을 갖고 분발하는 정신이 더욱 중요하다. 요즈음 청년들은 취업하기 어렵고, 기업이나 상점은 모두 운영하기 어렵다는데, 이럴 때일수록 더욱 정신과 육체를 강인하게 만들어 때를 기다릴 필요가 있다.* 陷 : 빠질 함. * 之 : 갈, 그것 지. * 死 : 죽을 사. * 地 : 땅 지.

    동방한학연구소장

    ※소통마당에 실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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