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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며] 동남권 신공항과 경남 행보- 양영석(문화체육부장·부국장대우)

  • 기사입력 : 2019-03-0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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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서고가도로를 타고 부산 시내를 지나다 보면 다른 도시에선 보기 드문 광경을 보게 된다. 산 중턱까지 크고 작은 건물이 빼곡히 들어서 있는 것이다. 좁은 공간에 많은 사람들이 살다 보니 산에 건물이 들어설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부산시의 면적은 769.82㎢고 인구는 343만명이다. 1만538.86㎢에 337만명이 사는 경남도에 비해 인구밀도가 높아 삶의 질이 떨어지고 발전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그동안 부산시는 틈만 나면 인접한 경남 땅을 잠식해 왔다. 이후 부산의 경남 땅 빼앗기가 경남도민들의 완강한 저항에 부딪히자 뱃길과 하늘길을 넓히기 시작했다. 그 매개체가 부산신항과 가덕도신공항이다.

    부산신항은 우여곡절 끝에 1차로 건설됐지만 가덕도신공항은 부산시와 밀양 신공항을 찬성한 경남·TK와의 갈등으로 백지화되고 김해신공항 확장으로 결론 났다.

    그런데 최근 부산시가 불씨를 붙인 ‘가덕도신공항 재추진’이 문재인 대통령의 재검토 가능성 발언으로 새 국면을 맞고 있다. 현재 부산·경남·울산이 김해신공항 확장을 반대하고 있으니 TK만 동의하면 김해신공항 기본계획 재검증이 가능해져 가덕도신공항 추진이 탄력을 받게 된다.

    이에 TK에서는 동남권신공항을 다시 논의할 이유가 없다며 반발하고 있지만 맹목적으로 반대하는 국회의원들과 실익을 챙기려는 광역단체장 간에 온도차가 있어 보인다. 경북도지사는 숙원사업인 대구통합신공항의 빠른 추진이 이뤄진다면 가덕도 신공항을 반대 않겠다고 했다가 말을 바꾸기도 했다.

    대구통합신공항 이전은 아직 부지 선정도 하지 못했고, ‘기부 대 양여’ 사업방식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시각이 많아 지지부진한 상태다. 이에 따라 정부가 대구통합신공항 이전사업을 조기에 추진해 대구·경북 민심을 누그러뜨린 뒤 기존 김해공항 확장안을 폐기하고 가덕도신공항을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신공항과 관련해 영남권 광역단체가 손을 잡더라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문 대통령은 국토부 기본계획안에 대한 국무총리실의 검증이 필요하다고 했지만, 실제로 검증에 들어갈지는 총리실이 결정한다. 또 총리실이 검증을 하더라도 국토부의 기본계획안이 적절하다고 판단하면 기존의 김해신공항 확장안은 그대로 진행된다. 반대로 총리실이 김해신공항 기본계획이 부적절하다고 판단하더라도 부산에서 원하는 가덕도신공항으로 직행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다른 지역이나 야권으로부터 ‘내년 총선을 겨냥한 선심성 결정’이란 비판에 휘말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빅딜이 일어날 가능성은 있다. TK는 가덕도신공항을 지렛대로 삼아 백년대계인 대구통합신공항을 들어 올리려 하고, 부산은 TK의 동의를 얻기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내어줄 것이다.

    이런 가운데 경남의 향후 행보가 고민스럽다. 김해신공항을 찬성하자니 24시간 이착륙이 가능한 관문 공항으로서의 역할을 못하고, 가덕도신공항을 찬성하자니 남 좋은 일만 시켜주고 얻는 게 없다. 자칫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될 수 있다.

    지금까지는 문 대통령의 복심을 읽은 김경수 지사와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들 주도로 김해신공항 반대 목소리를 냈지만, 이제는 섣불리 나서지 말고 명분과 실리를 모두 챙기는 방안을 찾을 때다.

    양영석 (문화체육부장·부국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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