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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3) 성문과정(聲聞過情) - 명성이 실정보다 지나치다

허권수의 한자로 보는 세상

  • 기사입력 : 2018-11-1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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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흔히 대학교수라 하면 모든 것을 다 아는 ‘만물박사’, ‘도사’로 생각하는데,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다. 그런데 대학교수 자신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예를 들면, ‘동양사 전공’이라는 교수가 있다면, 그 교수가 정말로 전공하여 잘 아는 분야는 극히 좁은 한 분야이다. 예를 들면 ‘중국 송나라의 세금제도’ 정도이고, 나머지 분야에 대해서는 일반사람과 별반 다를 바 없을 정도다.

    대학교수는 생활현장에서 일해 본 경험이 없기 때문에 현실을 잘 모른다. 그런데 어떤 일이 일어나면 신문 방송에서 맨 먼저 논평을 요청하는 사람이 대학교수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말이나 글 가운데서 가장 신임하는 것이, 대통령도 아니고, 장관도 국회의원도 아니고, 서울대학교 교수의 말과 글이라고 한다.

    그러니 정권이 바뀔 때마다 교수들이 국무총리를 위시해서 장관, 청와대 수석, 비서 등에 발탁된다. 현실을 잘 알고 일을 잘 하는 사람도 적지 않지만, 대부분은 별 업적 없이 끝나고 만다.

    교수로 있다가 대통령 후보, 당대표 등을 지낸 안철수씨를 보면, 교수의 실상을 알 수 있다. 선거가 끝나자마자 두 번 다 외국으로 나가버렸다. 자신을 위해 밤낮으로 선거운동한 사람들을 위로해야 다음에 재기할 수 있지, 자기의 휴식을 취하기 위해서 외국으로 간다는 것은 정치인으로서 첫걸음도 모른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다.

    장하성(張夏成) 청와대 정책실장이 11월 9일 물러났다. 그는 본래 문재인 대통령의 측근 교수나 선거 공신이 아니었다. 안철수 후보의 참모였다. 문 대통령에게 발탁된 것은 그의 명성과 여러 당파를 화합한다는 대통령의 배려 덕분에 가장 영향력 있는 자리에 임명되었다. 대통령의 생각을 받들어 여러 경제부처를 조율하는 임무로, 현실적으로는 경제부총리보다 훨씬 센 정치력을 가진 자리였다.

    그동안 그에 대한 국민들의 비판이 많았고, 물러날 시점에서도 그의 업적보다는 실책이 많다고 평가받고 있다. 소득주도 성장, 최저임금 정책 등이 신통한 결과를 못 내고 있다. 더구나 그는 ‘최저임금이 16.4%나 오른 데 나도 놀랐다’, ‘모든 국민이 강남 살 필요 없다’ 등의 발언으로 문제가 되었고, 통계 조작, 인사 개입 등의 말썽도 잇따른다.

    어떤 이는 ‘한국 경제를 망가뜨린 현실감각 없는 몽상가’라는 혹평을 하고 있다. 경제학계에서는 학회장을 맡는 등 이름 있는 학자였는데, 마지막에 문책을 당해 물러나는 것처럼 되어 버려 안타깝다.

    맹자(孟子)가 말하기를, “명성이 실정보다 더 나는 것을, 군자는 부끄러워한다.[聲聞過情, 君子恥之]”라는 말이 절실하게 다가온다.

    *聲: 소리 성, 명성 성. *聞: 들을 문.

    *過: 지날 과. *情: 뜻 정.

    동방한학연구소장

    ※소통마당에 실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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