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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5) 춘성비화(春城飛花) - 봄날 도성에 꽃이 날리다

  • 기사입력 : 2018-04-1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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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지로부터 105일이 지나면 한식(寒食)이다. 4월 5일 전후해서 드는 24절기의 하나인 청명(淸明)과 겹치거나 하루 차이가 나는 것이 보통이다. 한식 때는 봄꽃이 한창이고, 초목의 싹이 상당히 돋는 때이다. 19년 동안 망명하다가 고국 진(晋)나라로 돌아와 임금이 된 문공(文公)이 19년 동안 의리를 지키며 자기를 보살펴 준 개자추(介子推)란 사람이 벼슬하지 않고 산에 숨었기 때문에 그를 불러내기 위해 그가 숨은 산에 불을 질렀다. 그가 타 죽었기 때문에 이날 전국적으로 불을 금해 ‘차가운 음식(寒食)’을 먹어야 했기 때문에 이런 이름이 붙었다. 사실은 중국에는 봄에 바람이 많이 분다. 우리나라 여름 태풍보다 더 심한 경우도 많다. 그래서 백성들에게 불조심시키기 위해서 ‘한식’이라는 날을 정해 놓고 있는 것이다.

    당(唐)나라 한굉의 ‘한식(寒食)’이라는 시는 이러하다.

    봄날 도성에 꽃이 날리지 않는 곳이 없는데, 한식날 봄바람에 대궐 동산의 버들 비스듬히 날리네.

    해 저문 한나라 궁궐에서 밀랍으로 만든 초를 전하니, 가벼운 연기가 외척인 다섯 제후의 집으로 들어가누나.(春城無處不飛花,寒食東風御柳斜. 日暮漢宮傳蠟燭,輕煙散入五侯家.)

    그저께 4월 6일이 한식이었는데, 비가 내리고 매우 추웠다. 진해 등 꽃축제를 여는 시군에서는 비바람 때문에 꽃이 일찍 지는 바람에 상황이 좋지 않게 됐다.

    우리 민족에게는 청명 한식에 조상산소 성묘하고 또 산소 손보고, 비석 등을 세우는 전통이 있다. 이날 행사를 잡은 집안에서는 애로사항이 많았을 것이다.

    시라는 것은 풍자성(諷刺性)과 교훈성이 있어야 좋은 시이다. 단순히 경치만 묘사한 시는 깊은 맛이 없다. 위의 시의 제3구와 제4구에서 무엇을 말하려 했는가?

    한식날을 맞아 모든 백성들에게 불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해 놓고서 황제가 외척인 다섯 제후에게는 살며시 불을 켜도록 촛불을 보내준다. 이런 데서 나라의 힘은 빠지고, 황제의 권위도 상실된다.

    시에서 한(漢)나라라 했지만, 사실은 당나라 이야기다. 외척, 환관, 측근들을 챙기려고 하면, 백성들을 더 많이 착취해야 한다. 시인은 한식을 두고 읊으면서 황실과 결탁해 특권을 누리는 외척들을 풍자한 것이다.

    정치라는 것은 공평해야 한다. 특권이 많고 예외가 많으면 결국 국력이 약해진다. 병역의무를 하면 다 해야지 빠지는 사람이 많으면 군장병들의 사기가 빠진다. 세금도 공평하게 다 내야지, 편법을 써서 적게 내거나 안 내는 사람이 있으면 세금 내는 사람이 기분이 안 좋고 자기만 당하는 듯한 억울한 마음이 인다.

    박근혜 전 대통령을 제왕적 대통령이라고 비판하던 문재인 대통령도 제왕적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 법에 벗어난 조치를 하는 것은 자기도 모르게 특권의식에서 나온 것이다. 감사를 받을 기관의 금전 지원을 받아 해외여행을 다녀온 사람을 금융감독원장에 임명했는데, 전문가가 많이 있는데 굳이 그런 사람을 금융감독원장에 꼭 임명해야 하는가?

    *春 : 봄 춘. *城 재 성.

    *飛 : 날 비. *花 :꽃 화.

    동방한학연구소장

    ※소통마당에 실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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