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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0월 07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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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0) 불욕군명(不辱君命) - 임금의 명령을 욕되게 하지 않는다

허권수의 한자로 보는 세상

  • 기사입력 : 2018-03-0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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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기업을 경영하다가 그만두고 고대사 등을 연구하는 재야 사학자 한 분이 자주 내 연구실을 방문하여 이야기를 나누어 왔다. 그분은 고대사, 고대언어로부터 현대음악, 컴퓨터, 국제정세, 정계의 이면 이야기 등에까지 아주 박식하고 독창적인 해석에도 뛰어나다. 어느 날 그 사장이 왔는데, 마침 다른 단과대학의 젊은 교수가 찾아와 서로 인사를 나누게 되었다. “무엇을 전공하십니까?”라고 그 사장이 물었더니, 젊은 교수는 “국제정치학입니다”라고 대답했다.

    그 사장은 웃으면서 “국제정치학이란 학문이 웃기는 학문이지요. 국제정치가 없는데 어떻게 국제정치학이 존재합니까?”라고 특이한 해석을 했다. 그는 자기 주장을 증명해 나갔다. “어떤 한 나라 안에서는 법이 통하고 규정이 통하지만, 국제사회에는 법이 안 통해요. 유엔이 무슨 힘이 있습니까? 미국 마음대로 하는데. 정말 유엔이 힘이 있으려면 유엔 사무총장이 미국 대통령보다 더 힘이 있어야 할 것 아닙니까? 국제사회는 힘이에요. 미국이나 중국이 설치면 누가 막아요.” 그 전공교수는 아무런 반박을 하지 않았다. 국제정치학이란 학문이 이론적이고 가상적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 사장의 말은 현실적으로 맞는 경우가 많다.

    지금 우리나라는 사정이 어렵다. 우리나라 대통령은 정말 국제관계 속에서 골머리가 아프다.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하여 위협하고 있다. 미국은 통상압력을 계속 가하고, 북한이나 중국과의 외교문제에 있어서도 우리의 의견을 물어보지 않고 자기들 마음대로 하고 있다. 중국은 자기들 침공할 무기가 아닌 줄 알면서도 사드문제로 우리를 괴롭히고, 통상에 막대한 피해를 초래하도록 만든다. 전투기와 군함이 계속 우리 영토를 침범하고 있다. 일본은 미국과 단짝이 되어 자기들 의도대로 우리를 이용하고 있다.

    그러는 중에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남북이 공동으로 입장하고, 일부 종목이나마 단일팀이 구성되고 김정은의 여동생이 북한을 대표해서 축하하러 오고 해서 조금 분위기가 좋아진 듯하다.

    3월 5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정원장 등 5명의 대통령 특사가 답방 형식으로 북한을 방문하였다. 김정은에게 비핵화의 결단을 촉구하려고 한다는 추측이 나오지만, 정확하게는 무슨 회담이 열릴지 아무도 모른다. 대표단은 비핵화 주장을 반드시 해야지, 북한의 의도에 끌려 슬며시 넘어가고 돌아와서 국민들을 속여서는 안 된다.

    전쟁의 가장 큰 피해자는 백성이다. 이런 분위기가 발전하여 북한의 비핵화가 선언되고, 남북한 불가침조약만 채결되어도 우선은 다행이다. 그 바탕 위에서 통일을 향하여 전진하면 좋겠다.

    대통령은 인간 문재인 개인이 아니고, 대한민국 주권의 대표자다. 대표단은 대통령의 뜻을 욕되게 하지 말고, 정정당당하게 할 말을 하고 와야 한다.

    * 不 : 아니 불. * 辱 : 욕될 욕.

    * 君 : 임금 군. * 命 : 명령할 명.

    동방한학연구소장

    ※소통마당에 실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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