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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6) 행재불인(幸災不仁) - 남의 재난을 다행스럽게 여기는 것은 어질지 못하다

  • 기사입력 : 2017-08-2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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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89년 10월 퇴계학(退溪學) 국제학술대회가 북경에서 열려 처음으로 중국 대륙에 발을 들여놓았다. 여러 가지로 놀랐지만, 북경 거리에 전혀 예상과는 달리 외제차가 많았다는 것이다. 그 가운데서도 일본에서 생산된 차가 제일 많았다. 우리나라는 모든 분야에서 아예 중국에 진출을 못할 때였다.

    1994년부터 1년 반 동안 북경에 살았는데, 어쩌다 가끔 우리나라에서 생산된 차량이 지나가면 누구 할 것 없이 한국 사람들은 반가워서 탄성을 질렀다. 보이는 차는 주로 현대 쏘나타 차였는데, 그만큼 한국에서 생산된 차가 중국에서 귀하였기 때문이었다.

    2008년 올림픽할 때쯤에 이르러서는 북경시의 택시가 대부분 현대의 쏘나타나 아반떼였다. 그동안 중국 북경 등지에 현대자동차(기아자동차 포함)에서 자동차 생산공장을 건립해 현지에서 차량을 직접 생산했다. 지금은 창주, 중경 등에까지 현대자동차 생산공장이 있어 이미 다섯 군데나 된다. 현대차 판매량의 3분의 1이 중국에서 판매되고 있다.

    그런데 지난해 후반기부터 중국 정부의 사드보복 조치 등으로 중국에서 현대차의 판매량이 급감하였다. 2016년 80만8000대가 팔렸는데, 금년 상반기에는 42만9000대밖에 팔리지 않았으니 거의 절반으로 떨어졌다.

    사드뿐만 아니라 중국 전역에 널리 퍼져 있던 한류열풍도 완전히 식었다. 1997년부터 한국 연속극, 노래 등이 중국 텔레비전에서 여기저기 나왔는데 지금은 전혀 나오지 않는다.

    이번 8월 중순 북경에 갔다가 책을 부치려고 전에 이용한 적이 있는 한국 물류회사 두 곳에 전화를 걸었더니 모두 전화를 받지 않았다. 할 수 없어 북경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지인(박사장)에게 전화를 걸었더니, “아마 사업이 되지 않아 철수했을 것입니다. 지금 북경에 나와서 사업하던 사람의 3분의 2가 버틸 수 없어 돌아갔습니다”라고 말했다. 다른 물류회사와 연결이 되었는데 그 사장 이야기가 “문재인 대통령이 되면 중국 정부에서 사드문제가 해결될 줄 알고 기대했는데, 문 대통령마저도 사드 설치를 지시하자 중국은 더 강하게 제재를 하여 한국 교민 사업가들은 완전히 초토화되고 있습니다. 우리도 얼마나 더 버틸지 알 수 없습니다”라고 탄식했다.

    우리는 북한 핵공격의 위협하에서 생존을 위해 부득이 사드를 설치했는데, 중국은 이를 기회로 우리나라 수출을 막고 자국의 산업을 키울 좋은 기회로 삼은 것이다. 조어도(釣魚島 : 일본명 센카구) 문제로 일본 기업을 탄압하여 일본의 중국 수출량이 많이 줄었고, 지금까지도 회복되지 않고 있다. 사드 문제가 풀린다 해도 우리나라 수출량의 회복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럴 때 자동차회사는 자동차의 질을 발전시켜 경쟁력을 키워 나가야 하고, 각종 한류 문화는 그 수준을 더욱더 높여야 한다.

    * 幸 : 다행 행. * 災 : 재앙 재.

    * 不 : 아니 불. * 仁 : 어질 인.

    동방한학연구소장

    ※소통마당에 실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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