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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0월 07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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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8) 아기소호(阿其所好) - 그들이 좋아하는 것에 아첨한다

허권수의 한자로 보는 세상

  • 기사입력 : 2017-06-2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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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대한민국에서 제일 비참한 신세로 전락한 사람이 바로 박근혜 전 대통령일 것이다. 1년 전 이때쯤 기세등등하던 때와 비교하면 세상이 많이 바뀌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인간적으로 보면 정말 안됐다는 생각이 든다.

    왜 이렇게까지 됐을까? 한마디로 자업자득(自業自得)이다. 51%의 지지율과 다수의 국회 의석을 가지고 유리하게 대통령 임기를 시작했지만, 임기 중 탄핵돼 구속되는 최초의 대통령이 됐다. 본래 대통령을 수행할 만한 능력을 갖추지 못한 데다, 교만해 남의 말을 듣지 않고 아첨자 몇몇의 말만 들었다. 책임 안 지는 측근에 둘러싸여, 무슨 사건이 터지면 진실을 규명하려고 하지 않고 거짓말로 덮으려다가 마침내 이런 사태까지 왔다.

    지금 문재인 대통령은 41%의 지지율로 당선되어 지금 84%까지 지지율이 치솟아 역대 최고의 지지율을 경신하고 있다. 언론들도 칭찬하기에 바쁘다. 심지어 야당 국회의원 가운데서도 ‘너무 잘해서 겁난다’라고 말하는 사람까지도 있다. 전라도에 기반을 둔 국민의 당이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그러나 취임 한 달 남짓 됐는데 벌써 박근혜 전 대통령이 하던 짓을 따라 하는 모습이 여러 가지로 나타나고 있다. 그 가운데 한 가지만 들면, 법무부장관 후보자 안경환씨는 누가 봐도 법무부 장관이 될 수 없고, 심하게 말하면 ‘파렴치범 같은 행위를 하면서도 그동안 명예와 직위를 잘 유지해온 사람’으로, 본인이 더 이상 버티기 힘들어 자진사퇴했다. 그런데도 청와대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안 후보자의 혼인무효 판결문 공개는 일부 검찰세력의 음모다’라고 주장했다.

    보좌하는 비서라면 바른 말로 대통령의 잘못된 점을 지적하고 세상의 여론을 바르게 전달해야지 이런 식으로 대통령이 하는 일은 무조건 옳다고 하면 대통령이 바른 길로 가지 못한다.

    언론도 마찬가지다. 지금 문 대통령은 국민이 좋아하면 무조건 하는 식으로 정치를 하는데, 인기가 좀 떨어지더라도 국가의 백년대계를 생각해야지 자기 인기 관리만 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

    1960년 3월 15일 부정선거에서부터 4월 26일 이승만 대통령이 하야할 때까지 40여 일 동안 부정선거를 규탄하는 학생들과 시민들의 시위가 있었고, 경찰 발포로 학생이 죽어 나갔는데도 이승만 대통령은 모르고 있었다. 4월 25일 되어서야 “사태가 이렇게 심각하다면 내가 물러나야지”라고 했다. 그동안 청와대 비서나 장관들이 모두 대통령의 심기를 건드릴까 두려워 허위보고를 했다는 것이다.

    인사청문회 대상자들의 비리, 갑작스런 공무원 증원, 인기성 정책 등등에 대해서도 장관이나 비서나 여당 국회의원들이나 언론 등에서 대통령에게 바른 말을 해서 대통령이 바른 길로 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임기 말에 가서 아무도 책임 안 지면서, 우선 대통령이 좋아하는 것이라고 아첨해서는 안 된다.

    * 阿 : 언덕·아첨할 아. * 其 : 그 기.

    * 所 : 바 소. * 好 : 좋아할 호.

    동방한학연구소장

    ※소통마당에 실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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