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2년 09월 26일 (월)
전체메뉴

[종교칼럼] ‘고슴도치 가시’ 같은 사회에 고요한 밤을 불러본다

  • 기사입력 : 2016-12-28 07:00:00
  •   
  • 메인이미지
    이정희 (진해영광교회 목사)


    어느 추운 겨울날, 고슴도치들이 서로의 체온으로 추위를 이기기 위해 모여들었다. 그러나 서로의 가시로 인해 상처받고 다시 떨어졌다. 그러나 얼어 죽을 수는 없어서 다시 모였다가 떨어지기를 반복하다가 결국 가장 참고 견디기 알맞은 거리를 발견하게 되었다. 이것이 ‘고슴도치의 딜레마 이론’이다.

    오늘날 우리의 현실은 어떠한가? 이 추운 겨울에 국가와 사회는 촛불과 태극기의 대립으로 한층 더 냉각되고 있다. 서로의 가슴에 방화하며, 찌르는 고슴도치의 가시가 되고 있다. 또 사상 최대의 AI의 공포는 모든 농가의 한숨이 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이 사회는 어느 것 하나 밝음이 없고 온몸에 고슴도치의 가시를 돋우고 있다. 해결점을 위해 서로 모여 보지만 상처만 입고 돌아서야만 하는 가슴 아픈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

    그렇다면 이런 현실 속에서 과연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필자는 이런 때에 ‘고요한 밤 거룩한 밤’이란 성탄 찬송을 모든 이들과 함께 부르고 싶다. 그 이유는 여기에는 이런 일화가 있기 때문이다.

    때는 1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14년 12월 24일, 프랑스 북부 릴 근처의 서부전선에서 영국군과 독일군이 치열한 전투를 하고 있었다. 이때 독일군 진영을 찾아온 위문객들이 성탄절 선물을 가져왔고, 트리를 세우고 불을 밝혔다. 그리고는 ‘고요한 밤 거룩한 밤 어둠에 묻힌 밤’하면서 찬송을 불렀다. 이때 영국군들은 처음에는 속임수가 아닐까라고 의심했지만, 나중에 그게 아닌 줄 알고는 ‘저-들 밖에 한밤중에 양-틈에 자던 목자들’이라는 노래로 답례를 했다. 나중에는 합창으로 ‘참 반가운 성도여 다 이리 와서 베들레헴 성안에 가봅시다’를 불렀다. 또 참호에서 모두 나와 중간지점에서 서로 악수하고 성탄인사를 했다. 그다음날 성탄절에는 서로 함께 모여 예배도 드리고 음식을 같이 먹고 선물도 교환하고 축구도 했다.

    지금 우리는 분열의 시대에 살고 있다. 어쩌면 촛불과 태극기로 구분되는 진영논리의 치열한 공방전 속에서 고슴도치의 가시로 서로를 찌르고 있다. 그렇다면 오늘 우리는 전쟁터의 양국의 병사들처럼 ‘고요한 밤 거룩한 밤’을 불러야 되지 않을까? 그래서 잠시 동안이라도 가시 돋은 분열의 어두움을 하나님의 은혜로 영광이 둘린 밤으로 바꿔야 되지 않을까? 이런 현실 속에서 성경은 “이 모든 것을 아우를 수 있는 것은 ‘사랑’(고전 13장)”이라고 말씀하고 있다.

    그렇다. 지금 우리 사회는 하나님이 내리시는 이런 ‘사랑’의 처방전이 필요하다. “칼을 쳐서 보습을 만들고, 창을 쳐서 낫을 만들어 평화의 시대를 만들라”(이사야 2장4절)는 말씀처럼, 이제는 상대방을 공격하는 날을 세운 창끝과 가시가 아닌, 서로 위로하고 격려하면서 서로의 약점을 보완하고 세워주는 아름다운 공동체를 이루어 가야 할 것이다. 그런 면에서 다시 한 번 고요한 밤 거룩한 밤을 불러 본다. 이정희 (진해영광교회 목사)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