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2년 09월 28일 (수)
전체메뉴

(649) 자심소욕(恣心所欲)- 마음에 하고자 하는 대로 한다

허권수의 한자로 보는 세상

  • 기사입력 : 2016-09-13 07:00:00
  •   
  • 메인이미지


    지난 9월 3일 G20 정상회의 참석차 항주(杭州)를 방문한 미국 대통령 오바마가 비행기에서 내리자, 중국 당국은 붉은 카펫이 깔린 트랩을 준비해 주지 않았다. 오바마 대통령은 할 수 없이 뒤쪽에 달린 자체 트랩을 장치해 내렸다.

    같은 날 같은 공항에 내린 한국 대통령, 일본 수상 등이 내릴 때는 중국이 붉은 카펫이 깔린 트랩을 장치해 정상적으로 내리게 했다. 중국 당국은 미국 취재진의 접근을 막았고, 대통령 안보보좌관이 대통령에게 접근하려다가 제지를 받았다. 백악관의 다른 관계자가 “이 비행기는 미국의 비행기이고 미국 대통령이다”라고 불만을 표시하자 중국 담당자는 영어로 “여기는 중국이고, 이곳은 우리 공항이야”라고 반박했다.

    중국이 왜 이런 무례(無禮)를 범했을까? 완전히 계획적이다. ‘중국은 미국이 조금도 겁나지 않는다. 미국이 겁나지 않는데 다른 나라랴?’라는 뜻을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한 한 편의 연극이었다. 미국에게 붙어서 이득을 보려는 한국, 일본, 필리핀 등 동남아 국가들에게 조심하라는 경고를 보낸 것이다. 개혁개방(改革開放)을 부르짖은 지 38년, 중국은 경제력이 세계 2위에 이르게 될 정도로 성장했다.

    경제대국이 된 중국정권을 물려받은 시진핑(習近平)은 국제사회에서 크게 영향력을 행사하고 싶은 것이다. 우리나라의 사드설치 문제에 간섭하는 일, 일본과 조어도(釣魚島) 영토문제, 동남아 각국과의 영토문제 등을 계속 일으키고, 미국에 계속 도발적인 자세를 취한다.

    이번에 미국 대통령 홀대는 대내적으로 중국 국민들에게 고소한 기분이 들게 만들어 주었고, 대외적으로는 한국, 일본, 동남아 국가 등에게 ‘우리가 미국한테도 마음대로 하는데, 너네들이 우리 말 안 들으면 우리가 무슨 짓을 할지 모른다’는 경고를 보내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

    1700년대 말까지 중국은 세계에서 제일 부강한 국가였다. 1793년 영국 사절 매카트니 백작이 통상을 협의하기 위해 건륭(乾隆) 황제를 만나러 왔을 때, 영국을 오랑캐라고 간주해 삼궤구고(三九叩 : 무릎을 꿇고 세 번 절하고 아홉 번 머리를 조아리는 의식)를 할 것을 요청했다. 매카트니는 “영국은 중국의 속국이 아니고, 나는 중국의 신하가 아니다”라며 거절했다.

    그로부터 50년도 안 된 1840년 아편전쟁을 필두로 중국은 서양 열강들에게 전쟁마다 져서 국토를 분할해 줘 반식민지처럼 지냈다.

    그러다가 최근 국력이 부강해지니까 그 피해의식에 대한 보상심리로 강대국 노릇을 하고 싶은 욕구가 강하게 일어났다. 강대국 노릇을 하려면 관대하고 중후하게 어른답게 해야지 이렇게 방자하게 야비하게 해서는 곤란하다.

    *恣 : 마음대로 할 자. *心 : 마음 심.

    *所 : 바 소. *欲 : 하고자 할 욕.

    경상대 한문학과 교수

    ※소통마당에 실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