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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2) 시종무관(侍從武官) - 모시고 따르면서 호위하는 무관

허권수의 한자로 보는 세상

  • 기사입력 : 2016-07-2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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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가 모든 것을 국비로 운영하는 대학원에 재학할 때, 당시 전두환 대통령이 세 번 방문했다.

    어느 날부터 건장한 청년들이 3~4명씩 여러 팀이 여기저기 다니면서 살피고, 쓰레기통도 작살 같은 것으로 찌르고, 건너편 산에도 올라가는 등등 처음 보는 행동을 1주일가량 하는 것 같았다. 측량 기사도 아닌 것 같고, 무엇 하는 사람들인지 몰랐다. 남의 기관에 와서 마음대로 휘젓고 다니는데도 제지하는 사람도 없고, 그렇다고 안내하는 사람도 없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대통령이 방문하기 전에 미리 경호 준비를 한 것이었다. 대통령과 가까이서 한번 만나 보나 생각했는데, 대통령과 같은 자리에 앉거나 식사하는 데 참여하는 사람은 이미 미리 정해져 있고, 나머지 사람들은 별도 지시가 있을 때까지 자기 방에서 창문 닫고 커튼 내리고 가만히 앉아 있어야 했다. 원칙적으로 방안에서도 움직이면 안 된다고 했다.

    두 번째 대통령이 왔을 때, 필자가 방에 갇혀 있다가 장난끼가 발동해 커튼을 젖히고 살짝 밖을 보았더니 당장 경호원 서너 명이 방으로 달려와 “가만 못 있느냐?”고 험상궂게 나무랐다.

    대통령과 같이 식사하는 자리에 선발된 어떤 직원은 그 앞날 등산 갔다가 옻이 올라 가려워 견딜 수가 없었다. 팔을 움직여 등을 긁으려 하다가 경호원들에게 즉각 현장에서 끌려나와 심하게 조사를 받았던 적이 있었다.

    대통령 경호실에는 500명 정도의 경호원이 상주하고 있고, 필요하면 즉각 경호실에 예속된 경찰과 군대의 출동도 가능하다. 오늘날의 경호원이 조선시대 말기에는 시종무관(侍從武官)이라고 했다.

    이에 비하면 국무총리나 장관의 경호는 너무나 허술하다. 국무총리 경호원이 고작 9명 정도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 수도경비사령관 겸 보안사령관으로 있으면서 1개 소대 병력으로 육군참모총장을 납치하고, 몇 개 중대 병력으로 국방부를 점령해 버렸다. 국방부 장관은 놀라 도망가 건너편 미군부대 지하 벙커에서 소재를 알리지 않은 채 9시간을 지냈다. 대한민국 국군이 완전히 마비된 상태에서 전두환 사령관의 지휘를 받는 군인들이 최규하 대통령을 협박해 대한민국을 차지해 버렸다.

    지난 15일 황교안 총리와 한민구 국방부장관이 사드 설명회를 위해 성주(星州)에 갔다가 성난 주민들에게 5시간 이상 포위된 사태가 벌어졌다. 국군의 지휘권이 5시간 이상 마비된 것이다. 북한이 이용 안 한 것이 그나마 다행이다. 대통령 경호만 철저히 할 것이 아니라, 총리, 장관 등의 경호에도 더 신경을 써야 하겠다.

    *侍 : 모실 시. *從 : 쫓을 종.

    *武 : 호반 무. *官 : 벼슬 관.

    경상대 한문학과 교수

    ※소통마당에 실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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