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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1) 작견자박(作繭自縛)- 누에가 고치를 만들어 스스로 묶이다

허권수의 한자로 보는 세상

  • 기사입력 : 2016-07-1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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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금 한국의 처지에서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를 배치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북한은 핵실험을 계속하고 성능 좋은 미사일을 계속 개발해 낸다. 중국은 백두산 북쪽에 고성능 미사일 기지를 건설해 우리나라 전역과 일본은 물론이고, 남태평양 상의 미국 항공모함까지 겨낭하고 있다. 우리 자체의 능력으로는 이런 위협에 속수무책이다.

    사드를 배치했을 때와 안 했을 때의 손익을 계산할 때 배치하는 것이 국가안보에 도움이 되고 경제적으로도 확실히 이롭다.

    그런데 지금 나라 안은 사드 배치 때문에 난리다. 대외적으로는 중국이 한국에 무서운 보복을 가하겠다고 엄포를 놓고 있다. 미국은 미국대로 배치하지 않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람도 이 세상에 살아가려고 하면 혼자 힘으로 살아갈 수 없듯이 나라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미국과도 관계가 좋아야 하지만, 중국과도 관계가 좋아야 한다. 그런데 지금 사드 때문에 중국과 미국 둘 다 관계가 나빠질 위기에 처해 있다.

    왜 이렇게 됐는가? 애초부터 정부가 잘못했기 때문이다. 사드 배치 같은 최상급 군사기밀을 시작단계부터 내외에 다 알리고 추진했다. 정밀군사무기를 설치하면서 다른 나라에 다 알리고, 국민들에게 다 알리고 시작하는 나라가 세계 어디 있는가?

    꼭 설치해야 될 것이라면, 전문가들이 검토해 조용히 미국과 협상을 해서 어떤 지역에 설치하면 되는 것이다.

    중국이 낌새를 채고 항의할 땐 그런 일 없다고 하면, 중국도 체면이 산다. 미국과 언제 협상하고 어느 정도의 규모를 언제 어디 설치한다고 발표해 중국이 다 알게 했다. 중국이 강력하게 항의하며 반대했다. 중국이 반대하는데도 계속 추진하는 것과 애초에 비밀리에 설치하는 것 가운데 어느 것에 중국이 더 기분 나쁘겠는가?

    또 중국은 이미 사드가 자기들의 공격용이 아니고, 자기들 영토에 아무런 영향도 끼치지 못 하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중국의 속셈은 한국과 미국을 이간질시켜서 한국 안에서 반미감정을 고조시켜 미군이 철수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지금 중국의 상대는 미국이다.

    그런데 국내 상황은 중국의 속셈대로 되어 가고 있다. 사드 배치 반대시위가 가열되어 가고 있다. 대부분의 언론들이나 지식인들은 중국과의 관계가 나빠지는 것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일은 완성단계까지는 비밀에 부쳐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이 있다. 일이 이렇게까지 꼬인 것은, 정부가 사드 배치라는 중대한 기밀사안을 함부로 공개해서 어렵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번 일을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아 일을 추진하면서 내용을 공개하는 것도 적절한 선까지만 하도록 해야 겠다.

    지금 한국의 상황은 누에가 고치를 만들어 자기 몸이 그 속에 갇히는 꼴과 꼭 같다.

    *作 : 지을 작. * 繭 : 고치 견.

    *自 : 스스로 자. * 縛 : 묶을 박.

    경상대 한문학과 교수

    ※소통마당에 실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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