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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6) 무적철권(無敵鐵拳) - 대적할 이 없는 쇠 주먹

허권수의 한자로 보는 세상

  • 기사입력 : 2016-06-1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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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65년 5월경 필자가 중학교 1학년 때였는데, 오전 둘째 시간 사회 과목을 맡은 박정모 선생이 시간이 넘었는데도 수업을 들어오지 않고 있었다. 5분쯤 기다리다 혹 수업을 잊었는가 싶어 필자가 교무실로 모시러 갔다.

    그런데 교무실로 들어서니, 대부분의 교사들이 교재와 출석부를 겨드랑이에 낀 채 서서 트랜지스터 라디오를 둘러싸고 열심히 듣고 있었다. 쉬는 시간에 경기가 시작되어 아직 1회전이 끝나지 않아 1회전만이라도 듣고 수업에 가려던 참이었던 것 같다. 마침 경기가 1회전에 끝나, 필자가 말을 꺼내기도 전에 교사들은 각자 자기 수업을 맡은 반으로 갔다.

    그 당시 경기가 바로 클레이(나중에 알리로 개명)와 리스턴의 권투 세계 헤비급 챔피언 리턴 매치였다. 며칠 전부터 신문에 난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세기의 대결이었다. 필자는 교무실에 간 덕분에 세기의 대결의 마지막 부분 중계방송을 듣게 되었다.

    리스턴은 1962년 챔피언 패터슨을 1회전 케이오로 이겨 챔피언에 올랐고, 그 이듬해도 1회전 케이오로 이겨 주가가 가장 높은 선수였다.

    그런데 63년 7월 클레이와 챔피언 쟁탈전을 벌여 6회를 마치고 경기를 포기하였다. 약간의 의혹이 있어 재대결이 이루어진 것이 바로 이 경기였다. 이후 클레이는 무슬림으로 개종하면서 알리로 이름을 바꾸고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킨 운동선수가 되었다.

    1960년 로마올림픽 우승, 흑인 차별에 저항하여 올림픽 금메달을 강물에 투척했으며, 헤비급 세계챔피언 3회 획득, 19회 방어전 성공, 1996년 아틀랜타 올림픽 최종 성화 주자 등 스포츠맨으로서 신화적인 기록들을 만들어 나갔다.

    그가 더 위대한 것은 인종차별 철폐운동, 평화운동 등을 벌였고, 파키슨병에도 불구하고 인류사회를 위해 대단한 운동을 벌여 나갔다는 것이다. 1995년 북한을 방문하여 북한 백성들의 고통상과 허위선전을 목도하고는 북한지도자들을 심하게 매도했다. 그가 단순히 주먹만 쓰는 사람이 아닌 올바른 사상을 가진 인물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지난 4일 그가 75세로 세상을 떠났다. 미국대통령이 애도사를 발표하고, 반기문 유엔사무총장도 조의를 표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그의 장례식에 참석했다.

    운동선수로서는 가장 성공적인 생애를 살았다. 우리 주변에 각종 운동선수들이 많이 있다. 전성기 때 각광을 받고, 은퇴 후에도 성공적인 인생을 사는 사람이 있다. 반면에 화려한 전성기를 누리다가 은퇴 후 타락하는 사람도 많이 있다. 각자가 전성기 때의 영광만 그리워하지 말고, 은퇴 후 자기관리를 잘하는 것이 중요하겠다.

    *無 : 없을 무. *敵 : 대적할 적.

    *鐵 : 쇠 철. *拳 : 주먹 권.

    경상대 한문학과 교수

    ※소통마당에 실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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