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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0) 유취천추(遺臭千秋)- 천년의 오랜 세월에 더러운 자취를 남긴다

허권수의 한자로 보는 세상

  • 기사입력 : 2015-02-1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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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에서 가장 실권이 있는 사람이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상무위원(常務委員) 일곱 사람이다. 국가 주석, 국무총리, 인민대회의장 등이 모두 상무위원 가운데서 선출된다. 그 가운데 중앙정법위원회(中央政法委員會) 서기라는 직위가 있는데, 중국의 사법, 검찰, 경찰을 총괄하는 막강한 권좌다.

    요즈음 천당에서 지옥으로 떨어진 주영강(周永康)이라는 인물은 무석(無錫)이라는 지방도시의 변두리 가난한 시골 마을에서 태어나 입신양명(立身揚名)의 뜻을 품고 열심히 노력해 13억 인구 가운데 서열 7위 안에 드는 지위까지 올랐다. 또 석유 탐사전문가로서 대학교수급의 공정사(工程師) 자격도 갖고 있다. 만인의 부러움을 샀고, 그가 출세시킨 인물만도 중국정부에 200명이 될 정도로 막강한 세력도 형성하였다.

    입지적인 인물로 천추에 회자되고, 젊은이들의 선망의 대상이 될 것인데, 그만 지나친 탐욕이 그를 나락으로 떨어뜨리고 말았다.

    그는 지난 2014년 12월 5일 공산당 당적을 박탈당하고 구속됐다. 뇌물로 모은 재산이 16조원, 원래 부인 살해 혐의, 28세 연하의 중앙방송 아나운서와의 재혼, 29명의 첩 등 그의 더러운 죄상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원래 부인 사이에 난 자식과도 원수가 돼 있다.

    중국 역사상 상무위원급의 전직 거물을 사법처리한 사례가 없었지만, 습근평(習近平) 주석의 부패척결 의지가 매우 강하고, 또 주영강의 부정행위가 워낙 대규모이고 죄질이 저질이기 때문에 주영강은 앞으로 정상인으로 생활하기는 어렵게 되었다.

    중국의 부패를 욕할 것이 없다. 우리나라 고위 공직자의 범죄가 중국 못지않다. 70년대 초까지만 해도 각군 사관학교 들어가는 것이 일류 명문대학 들어가는 것처럼 어려웠다. 원래 군인이 되겠다고 목표를 세운 학생들도 있지만, 대학 갈 형편이 안 되는 학생들이 학비가 없고 숙식이 제공되는 사관학교 등에 지원했다. 입학하기도 어렵지만, 임관해서 참모총장이라는 최고지위에 오르는 데는 약 400대 1의 경쟁을 뚫어야 한다. 30여년의 군대 생활 가운데 단 한 번의 실수만 있어도 안 된다.

    자신은 잘해도 부하가 실수하거나 자기가 맡고 있는 부대에 사고가 발생해도 안 된다. 참모총장은 물론이지만 별을 다는 것도 하늘의 별 따기보다 더 힘들다고 한다.

    그런데 최근 대장인 전 해군참모총장, 중장인 전 해군작전사령관이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됐다. 방위산업 업무를 담당하던 해군 소장 출신은 한강에서 투신 자살했다. 이들은 연금만 해도 충분히 여생을 여유롭게 살 수 있었을 것이다. ‘조금만 더 하다’가 모두 인생 행로에 먹칠을 하고 말았다.

    사관학교 다니는 동안 충무공 (忠武公) 정신 등 청렴교육을 많이 받았을 것이고, 부하들에게도 청렴을 강조했을 것이다. 그러나 자신들은 부패한 군인으로 천추에 매도를 당하게 되었다. 60년 청렴하게 살았다고 그 다음에는 자동적으로 청렴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 매 순간 자신을 통제하는 끈을 놓지 말아야 한다.

    * 遺 : 남길 유. * 臭 : 냄새 취.

    * 千 : 일천 천. * 秋 : 가을 추, 해 추.

    경상대 한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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