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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9월 20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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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주유소 사장의 항변/차상호기자

  • 기사입력 : 2012-01-19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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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본지 11일자 12면에 ‘기름값의 비밀’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한 후 창원의 한 주유소 사장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정유 3사 중 한 곳의 폴(pole) 주유소로, 직영이 아닌 개인이 운영하는 자영주유소라고 했다.

    항의와 하소연이 섞인 이야기가 시작됐다. 만약 정부가 세금을 내려도 정유사나 주유소가 기름값을 내리지 않으면 그만이라는 내용에 화가 난다고 했다.

    지난해 정유사들이 정부의 압력(?)에 못이겨 석달간 공급가격을 100원 내린 적이 있었다. 그러나 정유사들은 인하 직전에 실제 주유소에 공급하는 가격을 40~50원 정도 올렸기 때문에 주유소가 인하받은 금액은 50원 이하였다는 것.

    주유소는 보통 보름 정도의 재고를 보유하기 때문에 재고량과 인근 시세 등을 감안해 일주일 단위로 가격을 결정하는데, 오른 가격에 사놓은 기름을 마냥 싸게 팔 수도 없는 노릇이고, 소비자들은 실제 100원 내리지 않았다고 ‘도둑X’ 소리를 하는 등 석 달간 고초를 겪었다고 하소연했다.

    판매되는 기름값의 절반가량이 세금이라는 부분에 대해서도 항의했다. 휘발유가 1000원이라면 500원이 세금이고, 대리점과 주유소의 비용·마진이 5% 정도이니 50원 정도 되겠다. 그런데 각종 할인·적립 혜택으로 대부분의 결제가 신용카드로 이루어지는데, 판매금액의 카드수수료 1.5%를 모두 주유소가 부담한다는 것. 기름값과 세금이 합쳐진 판매금액에 대해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 주유소 사장은 분개했다.

    17일 이 주유소가 공급받은 휘발유 가격은 ℓ당 1896원, 현재 판매가격은 1882원이란다. ℓ당 14원 밑지는 셈이다. 카드수수료(1.5%)가 28.23원이니, 실제로는 50원 가까이 손해보고 파는 것이다. 공급가격이 올랐다고 당장 기름값을 올렸다가는 고객 항의는 고사하고 주유소 문을 닫아야 할 지도 모른다고 항변했다.

    기름값이 싼 정유사로부터 공급받으면 되지 않느냐고 묻자, ‘폴 사인제’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해당 기름이 비싸서 못 받겠다고 하니 계약위반이라며 직전 3개월 평균 판매금액의 30%를 위약금으로 내라고 했단다. 이 주유소 사장은 ‘노예계약’이라며 울분을 토했다.

    “이란사태 보고 계시죠? 주유소는 아직 큰 변화가 없습니다. 올리고 싶어도 못 올립니다. 그런데 정유사들은 공급가격을 벌써 올렸습니다. 올랐다는 그 기름 사서 정제해서 주유소에 파는데까지 한 달은 걸릴텐데도 말이죠.”

    아무튼 국내 정유업체 4곳은 지난해 사상 최대의 매출액을 달성했다.

    차상호기자(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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