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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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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태 四柱이야기] 무엇이 명품이냐

목욕(沐浴)이라는 사주 있으면
주색·음란·방탕하고 수치 몰라

  • 기사입력 : 2010-09-1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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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패 많고 구설 휘말리기 쉬워

    사주를 보면 재물의 크기를 파악할 수 있다. 재(財)가 너무 많으면 욕심도 많게 되고, 없어도 보충하려는 기운으로 “돈 돈” 하면서 찾아다닌다.

    항상 재물이 문제인데 재는 인품을 극(剋)한다. 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한데 부족하지 않을 만큼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하기가 참 어렵다.

    주역(周易)의 29번째 괘(卦)인 감위수(坎爲水)는 물 아래에 물이 있고, 물 위에 또 물이 있는 형상이다. 64괘 중 가장 좋지 않은 괘로 본다. 물 자체로는 나쁠 것이 없으나 물이 겹쳐 넘쳐나는 데서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분에 넘치게 많은 것은 화를 부름을 뜻하는 말이다. 여기서 물은 재물, 곧 돈을 말하기도 한다. 감(坎)괘의 핵심주제는 “돈 돈 하면서 돈 속에 파묻혀 살지 말라”, 즉 “돈의 노예가 되지 말라”는 것이다.

    감위수에 습감입우감담흉(習坎入于坎凶)이라는 말이 있다. “돈을 너무 헤프게 써 마지막 남은 재산(坎)까지 다 탕진하는구나. 흉하도다”라는 의미이다. 지나친 낭비를 경계하는 말이다.

    요즘 명품녀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몸에 걸친 것만 몇 억이 되느니, 안 되느니 야단들이다. 이런 말을 듣는 서민들은 상실감과 박탈감을 가질 수밖에 없다. 겉모습만 화려하고 실속이 없다면 알아주는 이가 없으니 주역의 “흉하도다”라는 말이 바로 해당된다.

    사주에는 목욕(沐浴)이라는 좀 특이한 별을 가지고 태어나는 사람이 있다. 이 목욕별이 있으면 주색(酒色) 낭비가 많고, 음란(淫亂) 방탕(放蕩)하며 수치(羞恥)를 모른다. 매사에 실패가 많고 구설에 휘말리기 쉽다. 화려하고 관심받기를 좋아하여 자기 몸을 치장하는데 많은 비용을 지출한다.

    변화가 심하고 좋은 것, 새것, 명품에 관심이 많다면 내 사주에 ‘목욕’이 자리하고 있구나 하고 한번쯤 생각해 볼 일이다.

    그러나 이 ‘목욕’은 좋은 점도 있다. 연예인 중 목욕을 가진 사람은 만인의 사랑을 받을 수 있다. 백화점 같은 화려한 곳에서 액세서리나 화장품, 옷, 가구 보석류 등의 장사를 한다면 타고난 감각과 천진난만한 성격으로 많은 손님을 끌 수 있을 것이다.

    만약 의사가 ‘목욕’을 가지면 다른 의사에 비해 멋을 조금 더 내는 특징이 있으며 환자에게 더욱 친절할 것이니 꼭 싫은 것만은 아닌 것 같다. 그러니 ‘목욕’을 좋은 쪽으로 활용해서 재산도 탕진하지 않으면서 폼 나게 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하겠다. 좋다고 남용하지 말 것이며, 나쁘다고 외면만 할 일은 아니라는 것이다.

    ‘명품’을 국어사전에서 뒤져 보니 ‘뛰어나거나 이름난 물건 또는 그런 작품’이라고 씌어 있다. 뛰어나지도 않고 이름이 나지 않을지라도 자기가 소중히 여기고 애지중지한다면 이것 또한 명품이 아니겠는가?

    역학 연구가

    정연태이름연구소(www.jnam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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