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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5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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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태 四柱이야기] 김정일에 비춰본 인간의 수명

  • 기사입력 : 2010-04-0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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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2월 방한한 커트 캠벨(Campbell)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수명에 대해 “모든 의학적 정보를 종합할 때 (김정일 수명은) 3년 정도로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의 발언 이후 어느 유력 신문의 사설은 3년 이후 즉, 김정일 사망 같은 북한 급변상황에 우리 정부는 대처할 준비가 과연 돼 있느냐며 캠벨의 말을 기정사실화하기도 했다.

    정답일까? 과연 그럴까? 물론 그럴 수 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그때 죽는다면 말이다. 하지만 나의 대답은 ‘웃기지 마라’이다.

    강호의 수많은 내로라하는 점쟁이들도 지금까지 김정일 위원장의 사망시점을 수없이 예단했었다. 하지만 아직 멀쩡하다. 우리가 몰라서 그렇지 김정일 위원장의 업무 스케줄은 아마 10년 이상 밀려 있을 것이다.

    당장 오늘 내일 북경에 도착한다고 난리들이다. 오늘 온다, 내일 온다, 수십대의 카메라를 압록강 단동철교에 초점을 맞춰두었는데도 열차는 올 생각을 안 한다. 미리 언질이 있었던 평양발 열차도 이렇게 애를 태우는데 하물며 3, 4년 후에, 그것도 죽고 사는 문제를 의학적으로, 겉모습만 가지고 판단하다니 여간 난센스가 아니다.

    역학을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언제 죽느냐를 굳이 물으신다면 나의 대답은 “모른다”이다. “알면서 괜히 모른다고, 천기를 누설하지 않으려고 그러는 것 아니냐?”고 물으신다면 ‘그냥 웃고 말지요’이다. 그래야 ‘아, 이 선생께서 알고 있으면서 말을 아끼는구나’ 할 게 아닌가.

    사람이 죽고 나면 죽을 수밖에 없는 이유가 반드시 존재한다. 하지만 죽기 전에 죽음을 미리 알아낸다는 것은 모래밭에서 바늘 찾기와 같다.

    3, 4년 운을 잘게 쪼개어서 죽을 수 있는 날을 뽑아보면 최소 20~30일은 나올 것이다. 때문에 어쩌다 유명인의 죽고 사는 문제를 예측해서 소란을 떠는 것은 그야말로 수많은 예측 중 하나에 불과하다.

    사주를 감정하다보면 선생님 제가 오래 살까요? 몇 살까지 살 수 있을까요? 이런 질문을 많이 받는다. 이럴 때를 대비해서 준비한 모범 답이 있다 “네. 오래 삽니다.” 왜냐고? 모르니까. 모르니까 일찍 죽는다 것보다 오래 산다고 하면 기분이라도 좋을 것이니까.

    점을 치는 이유는 미래의 길흉화복(吉凶禍福)도 있지만 수(壽 목숨)도 있다. 길흉화복은 알 수 있어도 정확한 수(壽)는 모른다. 그건 신의 영역이다. 음양오행을 분석해봐서 오행이 잘 갖추어져 있다면 수명은 길다.

    그렇지 않고 어느 한쪽으로 심하게 치우쳐 있어서 음양의 조화가 맞지 않다면, 건강이 좋지 않아 수명이 짧다는 것은 명확하다.

    하지만 언제 죽을 것이라는 것은 아무도 모른다. 염라대왕이 명부를 들고 와서 가자고 하면 오늘이라도 가야 되고 그렇지 않으면 올 때까지 사는 것이다.

    역학 연구가

    정연태이름연구소(www.jnam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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