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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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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태 四柱이야기] 관살혼잡(官殺混雜)과 무관(無官)팔자

  • 기사입력 : 2010-03-2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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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주에 관(官)이 뚜렷하면 높은 관직으로 나아가는 것으로 본다. 그래서 예전에는 자식이나 손자가 태어나면 관이 있느냐 없느냐를 가장 먼저 살핀다. 고서에 비천녹마격(飛天祿馬格)이나, 자요사격(子搖巳格), 축요사격(丑搖巳格) 등의 말이 있는데 이는 무관(無官)의 사주에 날아다니는 관을 잡아온 것을 뜻한다. 세도가에서 관이 얼마나 절실했으면 이렇게 사주를 만들어 사용했을까.

    요즘에야 오히려 관보다 재(財)를 우선시하는 경향이다. 개명이나 신생아 이름을 작명하다 보면 재물이 많게끔 지어 달라는 요구가 많다.

    벼슬을 우선하던 시대에는 높은 벼슬만 하면 재물은 따라 들어왔다. 관생재(官生財) 즉, 관이 재를 불러들였다.

    하지만 요즘은 재생관(財生官)이다. 재가 관을 부른다는 말이다. 투명한 현대의 시대에 돈을 주고 관직을 사는 매관매직은 없지만 순서와 중요도로 치면 그렇다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도 그런 구태가 남아있어 뇌물비리가 끊이질 않으니 근절되기는 힘든 모양이다.

    정가는 요즘 6월 지방선거로 바쁘다. 주민들은 별 관심도 없는데 정치인들만 요란하다. 그런 선거판에 돈 없으면 명함도 못 내민다. 선거비용을 보전받는다고는 하지만 돈 없이 선거하기란 너무 어렵다. 폼을 잡고 싶어도 재가 없으면 재생관이 안되니 돈부터 벌어놓고 볼 일이다. 선거일수록 재생관이라는 말이 딱 들어맞는다.

    그런데 이렇게 중요한 관도 많으면 관살혼잡(官殺混雜)이 되어 곤란해진다. 사주에서 관이 많을 땐 살(殺)로도 불려지는데, 그렇게 되면 관과 살이 섞여 혼잡해져(관살혼잡) 오히려 안 좋은 사주가 된다. 왜냐하면 관은 생각이고 뜻이기도 해서 여러 개 있으면 생각과 뜻이 여러 갈래라 방향을 잡지 못하고 헤매게 된다. 관이 좋다 해도 많으면 화가 될 수 있다.

    특히 여자 사주에 관이 많으면 남편 덕이 없는 것으로 본다. 이 남자 저 남자 기웃거리다 정작 똑바른 남편감을 찾지 못하는 것과 같다. 아무리 여성의 시대라 하지만 여자는 물론, 남녀 모두 배우자를 잘 만나야 한다.

    남자일 경우, 관이 많으면 어떨까? 마찬가지로 뜻이 분산되어 목적달성에 애로가 있다. 이상은 높지만 현실은 만만하지 않다. 직장의 이동이 잦고 일을 해도 불만이 많다.

    사업을 해도 기복이 심하여 부침을 겪는다. 한 가지 목표를 잡고 일로매진해도 될까 말까한 세상에서 중심을 못 잡는다면 똑바로 되는 것이 없을 것이다.

    “I knew if I stayed around long enough, something like this would happen.” (우물쭈물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다.) 아일랜드 극작가 조지 버나드 쇼 (1856~1950)의 묘비명이다. 노벨 문학상을 수상할 정도로 치열하게 살다간 버나드 쇼도 죽을 때는 아쉬움이 많았나 보다.

    인생은 우물쭈물할 정도로 한가롭지 않다. 한 가지 목표를 정하면 끈기 있게 나아가는 우직함이 필요한 시대다.

    역학 연구가

    정연태이름연구소(www.jnam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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