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3월 29일 (금)
전체메뉴

[설 특집] 가족에게 보내는 사랑의 메시지

“설에 못가 속상하지만… 다시 만날 때까지 건강하세요♡”

  • 기사입력 : 2021-02-09 21:08:24
  •   
  • 민족 대명절 설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코로나19가 주춤하는 듯하다가도 여전히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확진자들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는 데다 전국적으로도 산발적 감염이 지속되면서 지난 추석에 이어 11일부터 14일까지 나흘간의 설 연휴에도 고향 방문을 자제하는 풍경이 재연되고 있다.

    본지는 코로나19로 이번 설에도 고향을 가지 못하는 시민들이 보내는 메시지를 싣는다. 직접 얼굴 보고 손을 꼬옥 잡지 못하는 명절이지만 가족의 건강을 걱정하는 마음은 한결같았다.


    대학 신입생 손녀가 할머니에게

    이세진(18·창원시 마산합포구 신포동·대학신입생)
    이세진(18·창원시 마산합포구 신포동·대학신입생)

    보고싶은 할무니~ 할무니의 사랑스러운 손녀 세진이에요! 작년엔 고3이라 자주 못 뵈러 가고 입시 끝나고는 코로나 때문에 못 뵈러가서 너무 속상하고 보고싶어요.

    3년전, 항상 건강하시던 할머니께서 갑작스레 쓰러지셔서 병원 침대에 누워계신 모습을 봤을 때 너무 마음이 아팠고, 그 때를 계기로 의사가 되고 싶다는 꿈이 더 확고해졌어요. 할머니처럼 마비로 몸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없는 분들을 치료하고, 또 그 움직임을 도와주는 기술을 개발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 공부를 열심히 했고, 이번에 원하던 의대에 입학할 수 있었어요! 이 기쁜 소식을 직접 할머니께 말씀드리고, 설날 세배도 드리고 싶은데 여전히 병원에 들어갈 수 없어 여기에 글을 남겨 마음을 전해봅니다.

    보고싶은 할무니~ 의대에서도 열심히 공부하고 수련해서 환자에게 필요한 의사로, 할머니의 자랑스러운 손녀가 될게요! 사랑해요♡

    이세진(18·창원시 마산합포구 신포동·대학신입생)


    태평양 선망선 항해사가 부모님에게

    백승훈(27·김해시 내동·항해사)
    백승훈(27·김해시 내동·항해사)

    사랑하는 아버지, 어머니 막내아들 승훈이입니다. 집을 떠나 8000㎞ 떨어져 있는 태평양에 온 지도 벌써 531일째입니다. 저는 몸 건강히 하루하루 정말 열심히 제 꿈을 위해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습니다.

    한편으론 아들이 어머니, 아버지 생신이나 명절날 자리를 못 지켜드려서 죄송스러운 마음이 듭니다. 그래서 이번에 기회가 되어 이렇게 짧게나마 몇 자 적어봅니다.

    코로나 등으로 인해 일정이 미뤄지며 이번 설날에도 직접 뵙지는 못하지만 누나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 보내셨으면 좋겠습니다. 언제나 항상 건강하시고 즐겁게 지내고 계십시오. 곧 돌아가서 못다 한 효도하겠습니다. 사랑하고 존경하는 아버지 어머니, 행복한 설날 되세요♡

    백승훈(27·김해시 내동·항해사)


    첫 아이 가진 직업군인이 부모님에게

    김부렬(28·강원 고성군 간성읍·직업군인 신혼부부)
    김부렬(28·강원 고성군 간성읍·직업군인 신혼부부)

    부모님, 잦아질 것만 같던 코로나의 확산세가 계속 지속되고 있습니다. 휴가가 제한되다보니 마산에 계신 부모님을 뵙기가 어렵게 됐습니다.

    마산을 떠나 멀리 강원도 고성으로 근무지가 정해지면서 자주 찾아뵙지 못하는데 코로나19로 올 설에도 찾아뵙지 못해 마음이 불편합니다.

    제가 벌써 결혼한지 1년이 다 되어 갑니다. 1년의 시간 동안 아내의 뱃속에는 아기가 생겼습니다. 기쁘기도 하며 책임감이라는 무게를 느끼게 됐습니다.

    이런 기쁜 소식은 직접 찾아뵙고 전해드려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는 것이 정말 아쉽습니다. 올 연말에는 코로나19가 잠잠해져 가족 모두가 모여 웃고 떠들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자식들 건강은 너무나도 잘 챙기고 있습니다. 그러니 저희 걱정보다 부모님의 건강을 챙기셨으면 좋겠습니다. 찾아뵙지 못하지만 자주 연락 드리겠습니다. 사랑합니다.

    김부렬(28·강원 고성군 간성읍·직업군인 신혼부부)


    두 아이 아빠가 부모님에게

    김정민(33·창원시 진해구 이동·여수 거주·생후 80일 아이 부모)
    김정민(33·창원시 진해구 이동·여수 거주·생후 80일 아이 부모)

    사랑하고 존경하는 어머니, 아버지. 다른 질병들처럼 잠깐 떠들썩하고 끝날 줄 알았던 코로나19가 해를 넘기더니, 결국 명절까지 계속 이어져 이번 설에는 찾아뵐 수도 없겠네요.

    직장 때문에 여수에 자리를 잡고 가정을 꾸린 기억이 어제 일처럼 선명히 남아있는데, 어느덧 저도 두 아이의 아빠가 됐어요. 진해까지 거리가 있어 평소에도 자주 찾아뵙지 못했는데, 둘째 출산하고 처음 맞이하는 명절에도 뵙지 못해 마음이 안좋아요.

    큰딸도 이번 명절엔 갈 수 없다고 하니 계속 보채네요. 할머니 할아버지 만나면 그렇게 함박웃음 짓고 좋아하는 우리 딸인데, 이번 설에는 영상통화로만 겨우 볼 수 있을 것 같아서 또 마음이 아파요.

    어머니, 아버지. 듣지도 보지도 못한 질병으로 가족간에도 본의 아니게 거리를 둬야 하는 요즘, 우리 자식들 걱정은 마시고 항상 당신 건강을 우선순위에 두셨으면 해요. 어머니 아버지 건강하신 것이 자식들에겐 제일 큰 기쁨입니다. 얼른 코로나19가 종식돼 올해 추석에는 꼭 두 손주와 함께 찾아뵙길 기원하겠습니다! 못가는 대신 용돈은 많이 보낼게요!

    김정민(33·창원시 진해구 이동·여수 거주·생후 80일 아이 부모)


    예비 소방관이 부모님에게

    강준수(30·창원시 의창구 팔용동·소방공무원 입교 1주차)
    강준수(30·창원시 의창구 팔용동·소방공무원 입교 1주차)

    어머니, 아버지. 잘 지내고 계신가요. 천안에서 아들 준수가 편지 보냅니다.

    지난 5일부터 중앙소방학교에 입교해 열심히 교육받고 있습니다. 소방공무원에 합격해 지난 2달간 비대면 원격수업으로 교육을 받다가 설을 앞두고 천안에 올라가 현장수업을 받게 됐네요. 이번 설에 잠깐이나마 부모님만이라도 만날 수 있길 바랐는데 외박·외출도 통제돼 힘들 것 같네요.

    명절 때마다 친가가 있는 마산 두릉마을과 외가가 있는 경북 청도에 가서 친척들을 뵀었는데, 올해는 코로나19 상황으로 그러지 못해 아쉽습니다. 상황이 괜찮아져서 하루라도 빨리 가족, 친척들을 보고 싶네요. 다들 잘 지내고 있으시죠? 부모님, 그동안 잘 다니던 직장 그만두고 소방공무원 준비하는 아들 보면서 걱정 많으셨죠? 감사합니다.

    이달 말 교육을 마치고 부족함 없는 아들이자 소방관이 되어서 인사드리겠습니다. 용돈이랑 설 선물 보내놓았습니다. 명절날 전화드리겠습니다. 사랑합니다.

    강준수(30·창원시 의창구 팔용동·소방공무원 입교 1주차)


    직장인 아들이 엄마에게

    김재엽(31·서울 서대문구·3년차 중소기업 직장인)
    김재엽(31·서울 서대문구·3년차 중소기업 직장인)

    엄마 이번 설에도 못 내려갈 것 같아ㅠ.ㅠ 일도 일인데, 다들 코로나 때문에 조심하는 분위기라 내려가는 게 쉽진 않겠어요.

    그러고보니 명절에 집에 못 간지도 3년이나 됐네. 근 2년은 일이 너무 바빠서 못갔는데 이젠 가지 못하는 분위기가 돼버렸네요. 이런저런 이유로 못내려갔던게 많이 후회돼요. 이럴 때 보면 옆에 있는 게 진짜 효도인 것 같아요.

    어렸을 땐 막연히 내 일을 열심히 하고, 그걸로 인정받고, 성공하는게 효도라 생각했는데 정작 나이들어보니 중요한 순간에 옆에 있어주는 게 진짜 효도라 생각되네요. 멀리 있어서 항상 미안한 마음이에요. 가끔 통화로 안부 묻고, 영상통화하며 엄마얼굴 누나얼굴 조카얼굴 보고 있으면 길었던 하루가 금세 지고 두런두런 몇 마디 나누면 몇 시간이 훌쩍 지나는데….

    20년을 같이 살았는데도 아직까지 할 얘기가 많은가 봐요ㅋㅋ. 코로나 잠잠해지거든 그때 휴가 붙여서 내려갈게. 못다한 얘기는 내려가서 또 합시다. 엄마 항상 건강해야 돼. 사랑하고 새해 복 많이 받으숑-!

    김재엽(31·서울 서대문구·3년차 중소기업 직장인)


    부모님이 아들·딸에게

    송태권·박석순 부부(68·63·밀양시 교동)
    송태권·박석순 부부(68·63·밀양시 교동)

    사랑하는 아들 지호, 딸 미영아. 지난 추석에 이어 이번 설날에도 다 같이 모여 앉아 밥 한번 먹지 못해서 마음이 많이 허전하구나. 손주들도 얼싸안고 하루종일 같이 놀아주고 싶은데 영상 통화로밖에 못 보니 눈에 밟히고 적적하기도 해. 늘 부모 걱정하는 우리 아들 딸, 엄마 다리 수술로 걱정 많았지? 이제 많이 회복했으니 너무 걱정하지 말거라.

    우리 사랑하는 장남 지호야. 어릴 때부터 늘 듬직하고 성실했던 네가 서른 넘어 결혼해서 아이도 낳고 빠듯한 살림 속에 열심히 아끼고 모아 부산에서 집까지 사는 걸 보고 얼마나 대견한지 모르겠다. 든든한 가장으로서 앞으로도 멋지게 살아가길 엄마 아빠가 응원한다.

    눈에 넣어도 안 아플 우리 막내 미영아, 결혼해 첫째 낳은지도 어느덧 4년이 다 되어 가고 둘째도 벌써 돌이 지났구나. 우리 딸이 어엿한 엄마가 됐구나. 코로나로 육아가 힘이 들텐데 둘째 돌치레에 고생도 많았지? 창녕에서 시부모님 모시고 살아가는 어려움도 있을텐데, 내색 없이 시어른 공경하고 살아가는 네가 참 예쁘다.

    사랑하는 우리 아들 딸, 밥 잘 챙겨먹고 다니고 코로나 때문에 명절에 못 찾아온다고 너무 미안해하지 말거라.

    송태권·박석순 부부(68·63·밀양시 교동)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 관련기사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