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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포럼] 코로나 위기 속 예술적 경험과 감동은 지속돼야- 최정은(김해문화재단 클레이아크 김해미술관장)

  • 기사입력 : 2021-01-04 20:2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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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년은 문화예술 분야 역시 매우 힘들고 고통스러웠던 한 해였다. 코로나 상황으로 대면 공연과 전시 등 많은 예술 행사들이 취소되거나 축소됨으로써 예술가들의 발표 기회가 현저하게 줄어들었고 그에 따라 예술가들이 보수를 받지 못해 생계에 위협을 받게 되었다. 이는 결국 국민들의 문화 향유권에 대한 침해로 이어졌다.

    코로나 상황이 장기간 지속되면서 대다수 국민들은 정신적인 우울, 고립감, 무기력 등을 호소하면서 ‘코로나 블루’를 겪었다. 코로나 블루 등의 정신적인 결핍을 치유, 위로하고 공동체의 문제를 해결하고 우리가 함께임을 느끼게 함으로서 국민들을 결속시킬 수 있는 것은 무엇보다 충만한 예술적 경험이다. 따라서 코로나 등과 같은 위기 상황 속에서 더더욱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예술적인 감동과 경험은 지속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2020년 코로나 상황에서도 영화 ‘기생충’의 수상, BTS의 국제적인 활약 등은 국민들에게 큰 희망과 용기, 문화적 긍지와 자신감을 주었으며, TV로 중계되었던 나훈아 콘서트와 같이 어려운 상황 속에 열렸던 예술 행사들은 큰 위로와 감동을 주었고 국민들을 하나로 결속시켰다. 코로나 기간 동안 넷플릭스가 급성장하고 트로트가 크게 유행했다는 것만 보더라도 우리의 문화예술에 대한 열망과 욕구가 얼마나 큰 것이며 또한 근원적인 것인지 알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자본을 동원할 수 있는 대규모 상업적인 공연 및 전시 등은 빠르게 비대면 온라인 서비스 등으로 전환하여 상황에 대처할 수 있었지만 영세한 예술인과 예술단체, 소규모 공연장과 전시장의 경우 고비용의 온라인 발표 환경 구축에 어려움이 있어 발표의 기회를 갖지 못했다는 점이다.

    코로나 상황이 지속되는 동안 자본을 동원할 수 있는 예술과 그렇지 못한 예술 사이의 양극화 현상은 심화되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와 지자체는 코로나의 위협으로부터 안전하고 한적한 지역에 소규모 친환경적 문화예술공간을 조성함으로써 예술가들에게는 발표의 기회를, 국민들에게는 문화예술 향유 기회를 안전하고 위생적으로 제공할 필요가 있다.

    또한 고비용의 온라인 발표 환경 구축이 어려운 예술가들을 위한 온라인 시스템을 구축하고 지원하는 것도 코로나 상황에서 예술의 발표와 감상이 지속될 수 있도록 하는 좋은 방법일 것이다.

    2020년에 미술관에서도 휴관 상황이 지속되면서 전시장에 준비해 놓은 전시나 행사 등을 선보일 수 없게 되자, 전시 감상, 작가와의 대화, 교육체험 워크숍 등을 갑작스럽게 온라인 형태로 바꾸어 진행했다. 애초에는 불가능한 대면 행사 대신에 어쩔 수 없는 자구책으로 시도된 것이기는 했지만, 유튜브에 탑재하는 형식의 온라인 전시 감상이나, 화상회의 프로그램을 활용한 워크숍 등은 상상 이상의 긍정적인 효과가 발견되기도 했다.

    먼저 시공간에 제약을 받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아침이나 밤이나, 해외에 거주하거나 국내 원거리에 있는 사람들도 전시를 보고 워크숍과 화상회의에 참여할 수 있다. 업로드되는 온라인 서비스라면 그것을 삭제하지 않는 한, 계속 감상할 수 있다. 그 외에도 워크숍, 교육체험 강의를 화상으로 진행하면서 깨닫게 된 사실이 있다.

    직접 대면하는 형태의 워크숍, 강연, 회의 등에 비해 온라인 형태일 때 참여자들은 훨씬 더 활발하고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한다는 점이다. 아무래도 직접 대면하는 경우보다 심적 부담도 적고 더 자유롭게 의사표현을 할 수 있게 되는 것 같다.

    물론 공연이든 전시든 현장에서 직접 작품을 보고 듣는 것이 우선이다. 온라인에서는 직접 보고 듣는 것만큼의 기쁨과 감동을 느끼기는 어렵다. 그러나 올해도 코로나 상황이 여전히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현장에서 직접 대면하는 공연과 전시가 불가능하다면 온라인의 장점을 최대한 이끌어 내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최정은(김해문화재단 클레이아크 김해미술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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