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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6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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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기업제품에 선비정신을 담자- 조정래(함안군 가야사담당관)

  • 기사입력 : 2020-12-02 20:0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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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735년 함안이 본관인 조영석은 세조의 초상화를 그리는 것을 사양했고 두 달 동안 옥에 갇혀 있다가 관직에서 파면 당한다. 이 일은 1743년 그린 선유도에 적혀 있다. 1748년 그는 다시 숙종의 초상화를 그리는데 참여하라는 명을 받고 감동(조선시대 국가 토목 공사나 서적 간행 등 사업을 관리하기 위해 임명하던 벼슬)을 맡는다. 하지만 기술로 임금을 섬기는 것은 선비의 도리가 아니라며 모사는 사양한다. 영조실록 24년 2월 4일 ‘조영석에게 모사를 하교했으나 듣지 않다’는 제하의 기록이 있다.

    바야흐로 초스피드의 시대에 접어들었다. 기술은 인식보다 훨씬 빨리 발전하고 있고 지구촌을 연결하는 그물망도 더욱 촘촘해지면서 기업들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그럴수록 더욱 중요해지는 것이 선비정신이다. 윤리적으로 제품을 생산하고, 판매하고, 사후보증까지 확실히 하는 것. 제품에 도덕적 가치를 더하는 것이야말로 고객에게 감동을 주면서 가치를 인정받는 최상의 길이다.

    그런 면에서 최근 선비정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은 다행한 일이다. 남명사상에 대한 연구도 꾸준하고 선비정신이 담긴 문화유산을 찾는 사람도 많아지고 있다.

    이런 관심이 순간의 유행으로 끝나지 않고 사회에 뿌리를 내려서 도덕적인 가치가 중요시되고 기업문화로도 자리 잡아 많은 경남기업이 세계 초일류기업으로 성장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물론 그런 성장에 가장 중요한 것은 선비정신의 실천이다. 조영석처럼 두 번이나 붓을 잡지 않을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한 것이다. 비천한 아내를 맞이하는 것을 나무라는 아버지에게 강수는 가난하고 천한 것이 부끄러운 일이 아니고 도리를 배우고서도 이를 행하지 않는 것이 부끄러운 일이라며 선비정신의 실천을 보여주었다. 이제 경남의 기업은 조그만 결함에도 고뇌하고 고객을 위해 가슴 아파하는 인간적인 제품을 생산하며 선비정신을 실천하는 기업으로 변모했으면 한다.

    선유도를 감상하면서 한민족 저력의 바탕인 선비정신을 제품에 담아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위기를 기업 성장과 경제 회복의 기회로 만들자.

    조정래(함안군 가야사담당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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