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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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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1도의 온도 차이- 남선희(계영윈테크 대표·소설가)

  • 기사입력 : 2020-11-16 21:4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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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즘 하루에 두세 번은 체온측정을 받아야 하는 것이 일상이 됐다. 스트레스를 받거나 생리적 현상 때문에 갑자기 체온이 올라가면 어쩌나 불안하기도 하지만 사실 인간은 항온동물인 까닭에 늘 정상체온을 유지한다.

    우리가 감정 변화나 날씨와 계절의 영향과 생리적 이유로 일으키는 온도 변화는 아무리 많아봐야 약 0.5도 정도라고 한다. 그만큼 우리 몸은 스스로를 잘 컨트롤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1도 정도의 변화가 생기면 몸에 어떤 변화가 올까. 체온이 떨어지면 면역력에 문제가 생기고 올라가면 미열이 발생해 몸에 이상이 있다는 신호를 보낸다. 신기하게도 인간의 신체는 지구와 너무나 닮아 있다.

    최근 지구의 온도는 가장 빠르게 오르고 있다고 한다. 몇 천 년에 걸쳐서 미세하게 변해 온 지구라는 생명체의 온도가 급상승한다는 것은 우리 몸에 코로나19 바이러스와 같은 질병이 들어왔다는 뜻과 같은 경우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이 무서운 신호들이 우리들의 방만과 탐욕과 어리석음에 경종을 울리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우리는 코로나19 바이러스를 과소평가하거나 과도한 이산화탄소의 배출로 인해 점점 악화되고 있는 지구환경에 무관심한 편이다.

    우리 몸과 지구라는 행성에 그 1도의 벽이 무너지는 순간 우리는 병원 침대에 누워야 할 것이고 지구는 재해의 구름덩이에 덮히고 말 것이다. 그 1도는 인간에게 단지 미열을 일으키고 그 1도는 지구에게 기근과 홍수 화재를 일으키게 하겠지만 그것은 이미 돌이킬 수 없는 대재앙의 입구에 들어섰다는 것을 방증한다.

    물은 100도에 다다러서야 끓는다. 다만 99도까지는 그 온도의 상승은 있을지언정 특별한 차이는 없어 보인다. 하지만 마지막 1도의 임계점에 이르는 순간 모든 것은 변한다.

    바로 액체가 기체로 변하며 그와 같이 우리 지구도 우리도 없는 순간을 맞을지도 모른다.

    인간은 예민한 동물이다. 아주 미세한 온도의 변화에 반응하며 사랑을 확인하는 존재이다. 지구 또한 그 이상으로 섬세하여 그가 키우고 가꾼 생명체로부터 사랑받지 못한다고 느끼는 순간 존재의 의미를 상실한다.

    남선희(계영윈테크 대표·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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