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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산호천에도 수달이 찾아올까- 이상원(창원시 양덕2동 행정복지센터 주무관)

  • 기사입력 : 2020-10-21 20: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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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년 11월, 봉암갯벌에서 천연기념물 330호이자 환경부 멸종위기종 1급인 수달이 발견됐다는 보도가 잇따랐다. 수달은 양곡천 하류에서 봉암갯벌을 오가며 먹이활동을 하고 있었으며, 이는 도심 환경개선, 국가산업단지 내 오폐수 관리 등으로 하천수질이 좋아져 먹이원이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분석됐다.

    최근에는 1급수 맑은 물에서 산다는 은어가 남천과 창원천에서 발견됐다는 보도도 이어졌다. 창원시 관계자는 “그동안 도시화, 공업화의 상징으로 하천이 오염되고 죽음의 바다로 불리었던 마산만이 창원시민, 인근 기업체, 환경단체 등의 노력으로 되살아나 그동안 자취를 감췄던 은어가 50여년 만에 시민의 품으로 돌아온 것”이라고 강조했다.

    창원은 바다를 메워 성장해온 도시다. 특히 마산만은 최근 100년 사이에 면적이 50%나 줄었다고 한다. 그동안 바다가 주는 풍요에 취해 먹고사는 것을 우선시 해왔고, 도심은 매립지에 들어선 수출자유지역과 국가산업단지의 성장으로 전성기를 구가했다. 반면 마산만은 쪽빛을 잃고 죽음의 바다, 콜라 빛의 바다로 전락해 갔다.

    다행히도 마산만 오염의 주범으로 지목된 육상 오염물질을 줄이기 위한 자각으로 특별관리해역 지정, 관리기본계획 수립에 이어 연안오염 총량관리제 등이 시행되면서 수달과 은어의 재출현으로 이어졌다. 여기에다 2019년부터 창원시가 역점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해(海)맑은 마산만 만들기 프로젝트’ 역시 큰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자연스레 생태하천으로 거듭나 양덕2동 주민들의 휴식공간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산호천에도 관심이 갔다. 산호천 역시 마산만으로 유입되는 하천이다. 천주산 서쪽의 안성 고개에서 발원해 합성동을 지나 양덕2동 중심부를 가로지른 뒤 산호동에서 삼호천과 합류해 마산만으로 유입되는 여정을 거친다.

    산호천 생태복원을 위한 노력들도 이어졌다. 과거 하천복개와 콘크리트 구조물 등으로 하천 고유의 생태기능이 상실되고 환경오염 등의 문제가 제기됐던 산호천엔 2011년부터 2014년 11월까지 약 4년 동안 합성2동과 양덕2동 1.3㎞ 구간에 걸쳐 생태하천조성사업이 진행됐다. 구조물 철거, 오수관 정비, 친수공간 조성, 수생식물 식재 등이 추진되며 하천 본래의 모습도 찾게 됐다.

    양덕2동 주민들 역시 산호천에 많은 관심을 기울인다. 하천 풀을 베고, 쓰레기를 줍고, 친환경 방제수단으로 미꾸라지를 풀기도 했다. 또 주민들을 중심으로 산호천에 발생하는 쓰레기 종류와 생태환경 조사도 준비 중이다.

    지금도 산호천을 걷는 사람들이 있고, 웅덩이를 이룬 곳엔 물고기 떼가 제법 있다. 왜가리, 오리 같은 새들도 먹이를 찾아 산호천을 찾는다. 이런 환경이 계속된다면 수달도 찾아올 수 있지 않을까. 이제 주민들 손에 달렸다.

    이상원(창원시 양덕2동 행정복지센터 주무관)

    ※소통마당에 실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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