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4월 25일 (목)
전체메뉴

[경남시론] 공공기관 지방이전 속도를 내자- 박민원(경남창원스마트산단 사업단장)

  • 기사입력 : 2020-10-20 20:02:33
  •   

  • 통계의 예상으로는 2020년 올해 드디어 수도권 인구가 비수도권 인구를 추월하게 된다. 인구의 절반 이상이 ‘서울 경기 인천’에 모여 사는 것이다. 인구만 하겠는가? 자본의 2/3가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는 것은 물론,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교육, 예술, 국방 등 모든 것 하나 빠지는 것 없이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다. 전 세계적으로도 예를 찾아볼 수 없는 기이한 형태이다. ‘로마로의 집중이 로마를 망하게 한 것처럼’ 그냥 말 그대로 대한민국이 아니라, 서울 민국이다. 심지어 워낙 단위 부피당 질량이 거대하여 빛마저도 빨려 들어간다는 블랙홀처럼 서울은 대한민국의 블랙홀이다. 그중 정말 빨려 들어가면 곤란한 것이 바로 사람인데, 사람이 빨려 들어간다는 것이다. 그 속도도 예사롭지 않다. 머지않아 그 외의 지역은 에너지를 잃게 된다. 황무지화되는 것이다. 황무지로 변한 지역에서는 생산이 없어지기 때문에 결국 블랙홀은 에너지원(수입)이 사라지게 되고 자멸하게 된다.

    결국은 사람이다. 19세기말 일본은 명치유신을 통해 전 일본인에 대한 교육을 강화하였고, 그때만 하여도 조선은 학문(여기서는 서양문물학)을 익힌 지식인이 거의 없다고 해도 타당할 정도로 극소수만 서양문물학을 접하였다. 국가의 힘이 비교가 될 수 없었다. 결국 사람이 나라도 지키고 세상도 바꾸고 하는 것이다. 그런데, 블랙홀로 인해 사람이 빨려 들어가고 있다. 인서울이라는 묘한 신조어를 만들어 마치 인서울 안하면 낙오자인 듯한 오명을 만들고 그것이 또 인재의 불균형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가 확대 재생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공공기관 지방이전은 사람을 다시 지역으로 불러들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고, 이전해 달라고 부탁할 것이 아니라, 당연히 이전해야 하는 것이다. 지역에 산다고 해서 그 어떠한 세금의 다른 특혜도 없는(거의 없는 거나 다름없는) 상황에서 교육, 의료, 산업, 등 모든 기회가 박탈되는 시점에 공공기관이라도 골고루 지역에 분포하여 인재의 유출을 막고 상생발전의 초석을 만드는 것은 너무도 당연할 것이다.

    이런 말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공공기관은 서울에 있어야 우수한 인재가 많아서 더욱더 공공기관 그 자체의 기능을 발휘할 수 있다.” 그럼 지역에 위치하는 기업 등 많은 기관들은 기능을 제대로 발휘 못하고 있다는 것인가? 창원에 연구소와 공장을 두고 있는 LG전자(주)가 몇 달 전 대규모 흑자를 기록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창원이야기를 좀 더 하고 싶다. 관련 산업과 문화가 있는 곳에 관련공공기관이 먼저 이전해야 한다. 우선 대전으로 이전한 기계연구원은 기계산업의 수도인 창원으로 다시 돌아와야 한다. 그리고 탱크도 장갑차도 자주포도 심지어 전투용 화기도 모두 여기 창원에서 만드는데, 국방 관련 연구기관도 마찬가지다. 특히 내수 및 수출을 포함한 대부분의 철도차량을 이곳 창원에서 생산하는데, 철도기술연구원도 이곳 창원에 자리 잡아야 한다. 제조업과 산업은 지방에 두고,(최근 제조업도 같이 수도권으로 흡수되고 있다.) 관련 연구기관은 모두 수도권에 위치하는 매우 기이한 형태가 지금의 현실이다. ‘홍어는 흑산도에서 잡히는데, 삭힌 홍어는 서울에서 만드는 격’이면 홍어의 맛이 제대로 이겠는가? 현장에 답이 있다고 하면서 현장은 가기 싫어하는 김부장과 뭐가 다른가? 이전해야 한다 말아야 한다는 문제가 아니라, 기본 틀부터 만들어 속도를 내야 한다고 본다. 관련산업이 있는 곳에 관련공공기관(연구기관 포함)이 이전해야 한다는 원칙, 현장에서 답을 찾는 공공기관 본연의 기능을 주문하고, 적극적으로 중앙정부에서 공공기관 이전을 강하게 주문해야 한다.

    박민원(경남창원스마트산단 사업단장)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