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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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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사르환경기자세상] ‘길고양이 갈등’ 어떻게 풀어야 하나

김성진·이재영 (마산용마고 2년)
“학대 예방·보호를” vs “악취·소음 등 고통”
급식소 설치·중성화 수술 등 대안 있지만 생명 함부로 대하지 않는 태도 가장 중요

  • 기사입력 : 2020-09-23 08: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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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적한 평일 오후, 마산용마고등학교 옆 골목길에서 한 무리의 학생들이 무언가를 하고 있다. 학생들은 마산용마고에 재학 중인 2학년 학생들로 피켓을 들고 거리를 활보하고 있다. 피켓에는 길고양이와 새를 보호하며 공존하자는 다짐이나 생명을 소중히 여기자는 부탁을 담은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이 학생들은 왜 이런 피켓을 들고 다니고 있었을까?

    마산용마고 학생들 길고양이·새 보호 피켓 활동.
    마산용마고 학생들 길고양이·새 보호 피켓 활동.

    최근 옛날에 비해 도시로 인구나 기능이 지나치게 집중되면서 도시가 거대해지고 있다. 이로 인해 학생들은 현재 우리가 살아가는 도시에는 여러 문제들이 도사린다는 것을 알아볼 수 있었다. 예를 들어 아파트간의 층간 소음문제, 길거리 쓰레기문제, 도로에 자동차 주차문제 등이 있었다.

    이 중에서 마산용마고 학생들이 관심을 가진 문제는 길고양이 문제였다. 이 길고양이 문제는 두 입장으로 나뉘는데, 길고양이들이 음식물 쓰레기봉투를 마구 파헤쳐 먹는 모습을 보고 불쌍하게 생각한 사람들이 길고양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먹이를 주면서 보호하자고 주장하는 입장과, 길고양이에게 먹이를 줌으로 인해 개체수가 늘어나 소음 공해를 일으키고 쓰레기봉투를 파헤쳐 악취가 나거나 피해를 입히기 때문에 길고양이를 줄여야 한다는 입장이 대립하고 있다.

    그런데 길고양이 문제를 계속 탐구하던 중에 마산용마고 학생들은 길고양이 문제는 이뿐만 아니라 다른 곳에서도 발생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바로 길고양이가 다른 생물들에게 피해를 준다는 것이었다. 집고양이는 사람들과 함께 사는 가정 안에서는 대표적인 반려동물이지만, 야생으로 풀려난 들고양이는 새나 소형 양서·파충·포유류 등 작은 동물을 있는 대로 잡아먹는 치명적인 포식자다. 특히 잡은 동물의 일부만 먹이로 삼고, 배가 불러도 재미로 사냥하는 습성까지 있어 새 등 야생동물의 개체수를 감소시키고, 일정 지역 안의 동물을 멸종시키기도 한다.

    따라서 마산용마고 학생들은 길고양이들과 새들, 주변에 사는 모든 사람들이 만족하는 해결 방안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지금까지 학생들이 계획한 해결 방안은 길고양이들을 위한 급식소 설치, 길고양이의 개체수를 줄이기 위한 중성화수술, 길고양이들이 도로에서 차에 치여 죽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표지판 설치, 길고양이들에게서 새들을 보호하기 위한 새집 만들기 등이 있었다.

    과거부터 꾸준히 길고양이 학대와 고양이 개체 수 증가 문제가 점차 늘어나면서 길고양이 급식소 설치를 의무화하는 동시에 동물보호법을 강화하자는 주장이 제기돼 왔다. 그러나 이렇다 할 개선이 이뤄지지 않아 최근까지도 비슷한 문제들이 반복되면서 고양이 학대를 예방하고 관련 대책을 마련하자는 의견이 다시 대중의 공감을 받고 있다.

    김성진 (마산용마고 2년)
    김성진 (마산용마고 2년)
    이재영 (마산용마고 2년)
    이재영 (마산용마고 2년)

    또한 채일택 동물자유연대 정책팀장은 “길고양이 급식소를 통해 길고양이와 관련된 음식물쓰레기와 소음 문제 등을 해결할 수 있지만 길고양이 급식소 설치만으로 고양이 학대를 막을 수 없다”며 “길고양이에 대한 오해를 줄이려는 노력과 생명존중 인식의 변화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동물보호법이나 길고양이를 보호하는 대책을 마련하는 것뿐만 아니라 가장 중요한 것은 길고양이나 새와 같은 생명들을 함부로 대하지 않는 태도와 마음가짐이다. 길고양이와 새를 보호하고 생태계를 보전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노력해야 할 것이다.

    김성진·이재영 (마산용마고 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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