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3월 29일 (금)
전체메뉴

[의료칼럼] 소리 없이 찾아오는 황색인대 골화증

  • 기사입력 : 2020-08-24 08:05:53
  •   

  • 양 다리가 찌릿찌릿하고 감각이 둔하면서 힘이 떨어지는 증상으로 59세의 남성 환자가 내원했다. 환자는 양 무릎 밑으로 다리가 차갑고 양발에 감각이 둔해 신발을 신고 있는 감각이 둔했다. 하지에 힘이 떨어져 평소 잘 넘고 다니던 낮은 턱도 발이 끌려 넘기 어렵고, 걸려 넘어질 것 같다고 호소했다. 몇 개월간 증상이 지속되면서 타병원에서 요추 MRI(자기공명 영상장치) 검사도 실시했으며, 여러 병원에서 요추의 5번과 천추 1번간의 척추관협착증으로 인한 증상으로 진단받고, 약, 물리치료, 허리주사를 여러 번 맞는 등 온갖 치료를 다 했지만 전혀 호전이 없어 모든 병원에서 수술을 권유받은 상태였다.

    이 환자의 경우 MRI 소견상 척추관협착증이 심하게 진행된 상태였지만 요추1번과 천추1번간의 척추관협착증에서 흔히 나타날 수 없는 임상증상과 신체검진에서 횡경막 아래부위부터 감각이상과 발목의 비정상적인 반사운동 소견을 보여 흉추 정밀검사를 실시하였더니 황색인대 골화증을 확인할 수 있었다.

    황색인대 골화증은 척추 후방에 있는 황색인대에 칼슘이 침착해 인대가 단단한 뼈조각 같이 두터워지면서 커지는 현상이다. 주로 50대 이상의 흉·요추 이행부에 호발하며 종종 후종인대 골화증과 합병하고 척추관 협착증의 원인이 된다. 허리와 등이 당기면서 통증이 발생하거나 발생 위치에 따라 경성마비의 증상의 보인다. 경성마비는 상위 신경의 손상에 따른 운동장애의 하나로 근 긴장은 증가하고 심부반사의 증가와 병적반사가 나타난다. 위 환자의 경우 신체검진에서 횡경막 아래부위부터 감각이상과 발목의 반사운동이 확연하게 비정상적인 반응을 보여 요추 MRI 영상에서 보이는 척추관협착증으로 인한 증상이 아님을 명확하게 구분할 수 있었다.

    이러한 황색인대 골화증의 치료방법에는 초기 증상의 경우 물리치료, 운동요법 등의 보존적 요법을 적용하지만 신경손상에 의한 증상이 동반된 경우 골화된 황색인대를 제거하는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고식적인 방법으로는 우리 몸의 뒤쪽에서 광범위한 절개를 하여 추궁 절제술이 행해지며, 전신마취와 수술 시간이 길어 고령이거나 심혈관계 질환 등이 있는 경우 부담이 될 수 있다. 특히 골화가 진행되는 동안 주변 조직과의 유착이 심해 수술 중 제거과정에서 신경막 손상의 위험이 있어 숙련된 전문의에 의한 수술이 필요한 질환이다.

    최근에는 1포트내시경감압술의 발달로 1㎝ 이내의 작은 절개만으로 척추내시경을 통해 다이아몬드 드릴로 미세하게 골화된 황색인대 제거가 가능해졌다. 부위에 따라 부분마취로 치료가 이뤄져 절개와 마취 등 치료과정에 따른 부담을 줄여주고 일상생활의 복귀가 빨라 사회생활의 지장도 덜어준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척추질환은 검사소견도 중요하지만 환자의 증상에 따른 정확한 진단 후 적절한 치료가 이뤄져야 한다.

    윤석환 (창원제일종합병원 신경외과 1과 원장)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