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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인칼럼] 항공 제조기업, 코로나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야- 옥주선(경남테크노파크 항공우주센터장)

  • 기사입력 : 2020-08-02 20: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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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년, 2019년 연이은 보잉 B737 Max 항공기 추락 사고 이후 2019년 12월 보잉이 해당 기종 생산중단을 결정하자 B737 계열 항공기 부품을 직·간접 수주하여 제작에 참여하던 지역 대다수 항공업체들은 작년의 30%도 못 미치는 생산물량으로 버티고 있다.

    또 코로나 사태로 전세계 항공기 운항이 멈추고, 에어라인들이 완제기 제조 OEM사에 주문 계약을 취소하고 최종조립 공장이 생산을 전면 중단하는 초유의 사태에 직면하게 되면서 지역 항공제조업체는 순환 교대근무, 유(무)급 휴직(휴업)을 통해 고용을 유지하고 있으나 이마저도 시행이 어려운 기업은 인력 이탈이 심화되고 있다.

    항공 제조업은 질 좋은 일자리 창출이 가능한 고생산유발, 고부가가치, 고임금의 선진국형 제조업으로 기술인력을 보호하고 육성하는 산업이다. 올 5월 기준 경남 항공 제조기업 88개사에는 약 2만여명의 인력이 완제기와 부품 제작에 참여하고 있는데, B737 Max와 코로나 사태로 3000여명의 유휴인력이 이미 발생하고, 연말까지 3000여명 내외로 추가 발생이 예상되고 있다. 이러한 숙련인력의 이탈은 장기간 구축한 국내 항공 제조생태계를 한순간에 무너뜨리게 될 것이며 국내 항공 제조산업을 90년대 이전 상황으로 후퇴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다.

    정부와 지자체는 특별금융지원, 특별고용지원업종지정, 시설공정개선지원 등 항공기 제조업 생태계를 지키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기업 또한 위기 극복에 동참하면서 고기능 인력을 유지하고 있으나 일감 없이 인력을 계속 유지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업계 요구는 한 가지이다. 40여 년 동안 일궈온 항공 제조기반을 잃지 않게 고용 유지를 위한 일감 마련과 숙련된 인력의 이탈만은 막아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또 우리에게는 KAI가 개발해 국내 전력화를 거쳐 전 세계 150여대를 수출한 KT-1, T-50 항공기와 다목적 헬기로서의 명성을 드높이는 수리온 헬기 등 국산 항공기가 있다. 국산 항공기의 생산 확대로 민항기 부품 제작물량 공백을 메워달라는 것이 바로 항공 제조업계가 요구하는 ‘항공 제조 뉴딜’이다. 김경수 경남도지사도 항공 제조업을 살리기 위해 정부 수요 항공기 조기 발주와 발주 확대를 건의하고 최근 경남 소방헬기로 수리온을 선정하고 계약까지 마쳤다.

    그리고 정경두 국방장관이 제4회 방산업체 CEO 간담회에서 밝힌 “방산 수출이 힘들기 때문에 내년 예산 편성 등에서 해외 물량보다는 국내 방산업체 물량을 더 많이 도입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는 발언도 매우 고무적이다.

    B737 Max와 코로나 사태 종식 후 글로벌 항공 공급망(GVC, Gloval Value Chain)이 새롭게 재편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GVC 재편은 국내 항공기 제조업계에는 위기이면서 또 다른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항공기 제조산업 생태계가 지금의 경쟁력을 유지 발전시킨다면 앞으로 GVC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하며, 우리 정부가 항공 제조업에 생명을 불어넣는 시기를 절대 놓치지 않기를 간절히 기대한다.

    옥주선(경남테크노파크 항공우주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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