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3월 29일 (금)
전체메뉴

[청춘과 떠나는 세계여행] 미국 뉴욕

자유의 여신상·브로드웨이·빌딩 숲… 눈과 귀가 행복한 곳

  • 기사입력 : 2020-06-05 10:40:19
  •   
  • 여행은 나에게 휴식이다. 직장인 중 여행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만한 공식이다. 해마다 2번의 해외여행을 다닌 지 7년쯤 됐을 때, 무슨 용기였는지 ‘여행=휴식’이라는 공식을 깨보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하루종일 미술관을 쏘다니고 밤에는 공연을 보고 북적이는 사람들 사이에서 활력을 얻고 싶다는 생각, 그렇다면 여행지는 고민 없이 미국 그 중에서도 브로드웨이가 있는 뉴욕이었다.

    [출고복사] 청춘여행- 뉴욕
    록펠러센터 전망대에서 바라본 뉴욕의 야경.

    3년 전 가을 그렇게 나에겐 처음 밟아보는 낯선 땅인 미국을 향해 날아갔다. 중국을 거쳐 환승해 비행시간만 장장 15시간이었다. 다리가 퉁퉁 붓고 피로감도 심했다. 가능하다면 직항을 추전한다.

    미리 조심하라고 미리 당부하고 싶은 것은 길거리에서 강매 당하는 일. 예능이나 토크쇼에서 에피소드로 자주 들었지만 실제로 겪을 줄은 몰랐다. 뉴욕에 도착한 설렘에 새벽에 잠 못들고 아침 7시 산책 겸 거리로 나왔는데 대뜸 내 앞에 음악씨디를 던지고는 사라고 강요하는 흑인 일당, 당황했지만 티내지 않고 최대한 모른 척 일관했더니 포기하고 가버렸다. 당황하고 놀란 마음을 드러내지 않는 게 제일 중요하다.

    여행예능이나 다큐 등을 통해 자주 노출되는 도시다 보니 낯설거나 이질적인 느낌은 크게 없었다. 주요 관광지나 볼거리가 있는 곳들이 짧은 동선 내 밀집돼 있어 뚜벅이가 여행하기 좋은 도시였다.

    일정은 9박 10일, 다른 여행 때와는 다르게 도시 외곽지역 여행도 과감하게 생략했다. 이 도시의 모든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섭렵하겠다는 무모한 용기에 불타 올랐다. 욕심이 과했던 걸까. 여행에는 체력이 필수라는 것을 제대로 배운 여행이었다.

    여행자가 눈으로 귀로 누릴 수 있는 모든 것이 있는 곳, 그곳이 바로 뉴욕이었다.

    먼저, 예술적인 욕구를 채워볼까 하는 마음으로 뉴욕 현대미술관으로 향했다. 파리여행 때 오르셰에서 봤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을 본 감동의 여운이 아직 가시지 않았는데 뉴욕에서도 고흐의 작품을 볼 수 있다고 해서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 목적은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이었지만 고흐 작품 외에도 앤디워홀, 피카소, 세잔, 클림트, 모네 등등 세계적인 화가들의 작품을 한번에 볼 수 있다.

    [출고복사] 청춘여행- 뉴욕
    브로드웨이 거리.

    눈이 즐거웠으니 밤에는 귀가 호강해야 할 차례. 브로드웨이에서는 뮤지컬을 즐길 수 있다. 한국에서도 많은 작품을 봤고 또 많은 감동을 받았지만 뮤지컬의 본고장인 브로드웨이에서 뮤지컬을 본다는 건 또 다른 환희였다. 많은 작품이 있어 고르기 힘들었지만 영어 공연이라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보편적으로 많이들 보는 ‘라이언킹’을 선택했다.

    한국에서 미리 표를 구입했지만 당일 할인예매도 있기 때문에 굳이 미리 예매할 필요는 없다고 조언한다.

    공연장에 도착하기도 전인데도 미리 흥분되기 시작한다. 형형색색 눈이 부실정도로 화려한 공연간판들이 가득한 거리는 내가 브로드웨이 한복판을 걷고있다는 걸 여실히 느끼게 해줬다. 공연은 기대했던 만큼 퀄리티가 높았고 만화의 장면들이 내 눈 앞에서 생동감 있게 움직이고 직접 듣는 노래들은 더 큰 감동을 줬다.

    뉴욕에는 미술관, 공연장 외에도 반드시 들러야 할 명소가 많다.

    [출고복사] 청춘여행- 뉴욕
    브루클린과 맨해튼을 연결하는 브루클린브릿지.

    그 중에서도 브루클린브릿지는 뉴욕에 오면 반드시 가야 할 곳으로 점찍어 둔 곳이다. 맨해튼과 브루클린을 이어주는 이 다리는 건너며 뒤쪽으론 화려한 맨해튼의 빌딩들이 빼곡히 들어서 있고 앞쪽으로는 오랜 역사를 간직한 웅장한 브루클린브릿지를 마주하고 걸어가다 보면 어느새 맨해튼과는 다른 느낌의 브루클린과 마주하게 된다.

    석양이 질 때쯤 다리를 건너면 점점 붉은빛으로 변하는 브릿지와 하나둘 불빛이 밝혀지는 도심 빌딩들의 모습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브루클린브릿지를 건너 도착한 브루클린은 화려한 느낌의 맨해튼과는 달리 좀더 로컬 느낌이 강한 곳이다. 아기자기한 주택가와 빈티지한 건물들로 가득했다. 평소 이런 분위기를 특히 좋아하는 나는 브루클린의 거리를 거닐 때 가장 행복했다. 곳곳에 빈티지샵도 있어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고 마침 브런치 맛집도 있어 분위기 좋은 테라스에 앉아 따뜻한 햇살을 만끽하며 여유 있는 브런치를 즐겼다.

    브루클린브릿지를 배경으로 멋진 사진을 남기고 싶다면 덤보로 향하자. 뉴욕에서 인생샷을 남기는 명소 중 한 곳이다. 붉은 벽돌건물 사이로 보이는 브루클린다리를 두고 사진을 찍으면 인생샷을 남길 수 있다. 그만큼 관광객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라 아침 일찍이 도착해야 사진을 마음껏 찍을 수 있다. 늦어도 아침 9시 이전에 도착하는 걸 추천한다.

    유람선에서 바라본 자유의 여신상.
    유람선에서 바라본 자유의 여신상.

    뉴욕을 상징하는 자유의 여신상도 빼먹지 말아야 한다. 자유의 여신상은 섬에 내려서 보는 코스가 있고 유람선 위에서 관람하는 코스가 있어 선택할 수 있다. 유람선에서 내리지 않고 한바퀴 도는 코스를 선택했는데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바라볼 수 있어 좋았다. 꼭 섬에 내리지 않아도 멀리 유람선에서 바라봐도 충분히 웅장하고 아름다웠다.

    이제는 야경을 보러 갈 차례. 뉴욕의 멋진 야경을 볼 수 있는 전망대 등은 몇 곳이 있긴 하지만 그 중에서도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을 눈에 담을 수 있는 록펠러센터 전망대를 선택했다. 해가 지기 전부터 지고 나서까지의 시시각각 변하는 도시의 풍경을 볼 수 있었다. 영화 속 스파이더맨에서 멋지게 누비던 그 빌딩숲을 실제로 마주한 그 순간은 잊지 못할 거 같다.

    뉴욕 빼곡한 빌딩숲이 상징인 반면 규모가 크고 유명한 공원도 많다. 가장 대표적인 곳은 센트럴파크지만 내 마음에 더 쏙 든 곳은 브라이언트파크다. 도심숲 사이 규모는 작은 공원이지만 더 뉴욕스럽다고 해야 할까. 점심시간이면 뉴욕의 직장인들이 잔디밭에서 휴식을 취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잠시나마 뉴욕에 동화되는 순간이다. 근처에 있는 블루보틀에서 라떼 한잔을 사와 마시기도하고 주변 관광지를 다니다가 지치면 이 공원에서 쉬기도했다가 또 간단하게 점심을 사다가 먹기도 했다. 뉴욕에 있는 동안 가장 자주, 또 오래 머무른 장소였다.

    [출고복사] 청춘여행- 뉴욕
    뉴욕의 직장인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는 브라이언트파크.

    여행에서 또 하나 매우 중요한 것은 바로 먹을 거리. 뉴욕에 오면 꼭 먹어봐야 한다는 스테이크 맛집, 피터루거를 추천한다. 부르클린에 위치해 있어 식사를 하고 근처 구경하기에도 딱이다. 다만 예약 없이는 오래 대기해야 하니 미리 예약하고 가는게 좋다.

    입구에 들어서면 나비넥타이를 한 나이 지긋한 웨이터가 에스코트를 해준다. 엔티크한 분위기까지 더해져서 분위기까지 함께 먹는 느낌이랄까. 내가 여행 중 먹었던 스테이크 중 피렌체에서 먹었던 티본스테이크와 함께 최고의 스테이크로 꼽는 맛집이다. 단, 미국은 팁문화가 일상이기 때문에 테이크아웃 가게를 빼고는 모두 팁을 내야한다. 대략 15~20% 정도를 따로 계산해야 한다.

    또하나 추천하는 곳은 쉑쉑버거. 물론 한국에도 몇개 지점이 있지만 뉴욕본점에서 먹으면 또 느낌이 다르다. 본점은 매디슨스퀘어파크 한가운데 있어 새소리를 들으며 야외에서 먹을 수 있다. 햄버거가게서 먹으면서도 피크닉 느낌이 난다. 밤에는 또 예쁜 전구에 불이 들어와 분위기가 또 다르다.

    뉴욕은 볼거리, 즐길거리가 많은 만큼 다양한 사람들이 몰려 있는 곳이기도 하다. 명소나 미술관을 둘러보는 것만큼 다양한 사람들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한국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옷 차림과 행동들을 목격하면서, 세상이 넓고 사람은 다양하다는 걸 정말 온몸으로 느꼈다. 그렇게 또 여행을 통해 시각과 사고가 확장되는 멋진 경험을 했다. 명소를 가고, 야경을 보고 맛있는 걸 먹는 단순한 목적으로 떠난 여행에서 그간 갇혀 있던 사고의 틀을 깨고 세계를 확장해 나간다는 건 정말 값진 경험이다. 그래서 우리는 자꾸 새로운 곳으로, 낯선 땅으로 떠나는 게 아닐까.


    △ 김세희

    △ 1985년 마산 출생

    △ 대구보건대학 졸업

    △ 마산하나병원 근무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