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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시론] 야생 누우떼, 눈앞에 나타난 리더십- 최준홍((사)경남벤처기업협회 사무처장)

  • 기사입력 : 2020-05-03 20: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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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준홍 (사)경남벤처기업협회 사무처장

    험난하고 경이로운 동물의 생존을 위한 여정은 새로운 에너지를 찾아 진화해 가는 경제활동과 흡사하다. 아프리카 초원의 누우들은 우기에는 탄자니아 동부의 평원에서 풀을 뜯다가 건기가 되면 대 이동을 시작하여 7~8월경 케냐 국경 강가로 모여든다. 싱싱한 초원으로 가기 위해 목숨을 걸고 마라강을 건너야 한다. 이때 카리스마를 과시하며 강력하게 무리를 이끄는 리더가 있는데 그는 강 아래를 수십 번 오르내리며 강물의 흐름과 주변 환경을 살핀다. 이윽고 결전의 시간이 되면 일제히 강물로 뛰어든다. 체력이 강한 개체들이 새끼들을 위협하는 물살을 막으며 일사분란하게 강을 건너는 모습은 장관이다. 공존의 리더십이 빛을 발하면서 무사히 새로운 초원에 도착하고 여정을 이어간다.

    촛불정신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는 ‘차별 없는 공정사회, 포용적 복지국가’를 내걸고 강 건너 목표를 향해 온 국민을 이끌고 단숨에 강물로 뛰어들었다. 지금 그 강의 절반을 넘으면서 갈수록 강물은 불어나고 물살은 더 거칠어졌다. 우호적인 국가였던 미·중·일마저 수문을 올려 수위를 높이고 도강에 비협조적이다. 여기에다 언제 종식될지 모르는 코로나19까지 덮치고 있으니 앞은 더욱 깜깜하다. 소상공인을 비롯한 중소기업들의 체력은 이미 고갈 되었다. 도강이후부터 과속적으로 많은 부담을 떠안고 있는 셈이다.

    지속적인 최저임금 인상과 각종 부담금의 동반상승, 공휴일 유급제화에 이어 앞으로 신규채용자부터 연차수당 일시 청구권까지 최근 신설 되었다. 이는 사업주가 연차사용 촉진제를 실시하고 연차수당 지급이 어려운 데도 근로자가 출근할 경우 ‘본인의 노무수령을 거부한다’는 문구를 컴퓨터 앞에 붙여야 한다니 점입가경이다. 정책의 일관성과 윤리성 훼손이 우려된다.

    문재인 정부가 탄생할 당시에도 글로벌 환경은 녹록지 않았다. 강대국들의 패권주의가 확산되면서 대부분의 국가들은 경기위축을 예상하고 자국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임금까지 낮추던 때였다. 우리 경제정책의 핵심축인 소득주도 성장의 방향은 국제 경쟁력 약화로 이어져 해외시장 개척마저 힘들어 졌다. 공무원과 공기업 일자리는 많이 늘어났으나 30, 40대 일자리는 기업의 경영여건이 나빠지면서 수십만 개를 잃었다. 지금도 경제정책 리더들은 그 핵심을 혁신과 포용에 담고 공정으로 빛을 보겠다고 하지만 성과는 미지수다. 요즘 소상공인을 비롯한 중소벤처기업들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야생의 경이로운 생존력과 공존의 미학은 눈여겨볼 만한 대목이다.

    중소벤처기업이 활력을 되찾고 새로운 일자리를 얻을 수 있는 방안은 없을까? 최근 미스터트롯 출연자들이 어려움을 딛고 도전하여 경쟁을 통해 횟수가 거듭될수록 기량이 상승하여 예능계 유니콘 기업의 신화를 썼다 이는 우리 벤처 1세대들이 창의와 도전 정신을 바탕으로 무급으로 함께 밤을 새워가며 수입품 국산화에 성공하여 혁신을 이끈 사례들을 연상시킨다.

    현 근로기준법 하에서는 성공신화를 찾기가 어려워 관련법령의 완화와 유연성이 먼저 요구된다. 또한 새로운 활로를 위해서는 제2의 벤처기업가 정신이 필요하다. 특히 1세대 벤처기업인의 개척정신과 경영 노하우의 전수가 요구된다. 일부는 가업승계가 되었지만 실태조사 결과 70% 이상이 승계 준비가 되지 않았다. 승계자가 없거나 건강상 이유 등으로 활력이 떨어지고 있다. 이들의 체계적인 승계를 위한 조세정책과 컨설팅 등 지원책도 있어야겠다. 무엇보다 지금은 우리 모두 일심동체라는 인식으로 책임감을 가지고 중소벤처기업을 도와야 할 때다 기반이 튼튼한 기업들마저 일감이 떨어지고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과거 위기 때에도 전년도 매출액의 10%까지 정책 보증으로 긴급 자금을 지원 한 것처럼 과감하고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시기가 지나면 못 일어날 수도 있다.

    최준홍((사)경남벤처기업협회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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