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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시론] 제21대 국회의원 선거를 바라보며- 이수경(로펌 더 도움 대표변호사)

  • 기사입력 : 2020-04-28 20: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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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19로 인해 개학이 미루어지고 생활방역이 일상이 된 상황에서 4·15총선이 실시되었다. 전 세계에서 감염병 확진자와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음에도 한국은 예정대로 총선을 진행했고, 외신들의 관심도 높았다. 그리고 26.69%라는 역대 최고인 사전투표율을 보였고, 최종 투표율은 66.2%를 기록했다. 28년 만에 가장 높은 투표율이었는데, 경남의 투표율은 평균을 웃도는 67.8%에 달했다. 그만큼 이번 총선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경남도민들의 관심이 높았고 코로나 19로 인해 투표율이 저조할 수 있다는 우려는 단순한 기우였음이 증명되었다.

    제21대 국회의원선거 결과는 여당의 압도적 승리였다. 코로나19 사태 한 복판에서 치러진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은 ‘국난 극복’을 전면에 내세운 반면에 미래통합당은 ‘정권 심판’과 ‘여당 견제’를 내걸고 지지를 호소했다. 하지만 투표 결과는 예측을 뛰어 넘는 민주당의 압승이었고 단일 정당으로서 국회 의석의 5분의 3을 넘어서는 거대 정당의 탄생을 알렸다. 이는 1987년 민주화 이후 처음이다. 이에 반해 통합당은 103석을 차지해서 개헌저지선에 간신히 턱걸이했다. 이와 같은 투표 결과로, 민주당은 당장 개헌을 제외하고 무소불위의 의회 권력을 부여받았고 현 정부의 주요 입법과제인 검찰, 사법개혁 등에서 추진력이 붙을 수 있게 되었다.

    경남에서는 16석의 의석 중에 민주당이 3석, 통합당이 12석, 무소속이 1석을 차지했다. 민주당도 통합당도 각각 4년 전 제20대 총선과 동일한 결과이나, 통합당으로 복당을 예고한 무소속 김태호 후보의 당선으로 인해 내용적인 면에서는 통합당이 약진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실 경남은 보수 텃밭으로 불리었으나,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진보 정치의 약진이 두드러졌기에 이번 총선의 결과는 사실상 경남 여권의 참패에 가깝다.

    특히 진보정치의 1번지로 불리는 창원 성산구에서는 여러 차례 진보진영의 단일화 시도가 있었지만 단일후보 조사 방안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단일화에 실패한 것이 패착으로 이어졌고, 거제 선거구에서는 민주당 경선에서 배제된 김해연 후보가 무소속으로 출마하면서 민주당 문상호 후보와 여권 지지표를 나누어 가져 결국 야당의 승리로 귀결되었다.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은 경기 김포에서 안정적으로 재선에 도전할 수 있었던 김두관 후보를 양산에 전략 공천하여 양산을 필두로 진해, 거제까지 경남의 과반의석수 확보를 노렸으나, 김두관 후보조차도 양산시장 출신 나동윤 후보를 가까스로 물리치는데 그쳤다. 전통적인 보수 텃밭인 서부경남에서 민주당은 경남도지사 권한대행을 지낸 한경호 후보를 진주을에 공천하는 등 경쟁력 있는 후보를 투입했으나 역부족이었다.

    이처럼 경남의 경우 전국적인 판세와 다른 양상으로 민주당보다는 통합당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경남 여권의 참패 원인은 진보진영의 단일화 실패와 더불어 야권의 정권 심판론이 먹힌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제21대 국회의원선거는 코로나19라는 예기치 못한 전염병으로 인해 정책 대결도 제대로 되지 않고 다 묻혔고 그렇기에 집권 여당의 방역 성공이 정치적 승리로 이어진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하였으나, 경남은 그렇지 않았고 도민의 다수가 정권 심판론에 더 중심을 두었다. 그 이유는 경제의 어려운 사정 때문일 것이다. 경남은 조선 산업 몰락을 직격탄으로 맞았고 제조업이 중심인 곳에서 경기침체가 장기화되어 지역경제가 죽다시피 하자, 집권 여당에 그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다.

    민주당은 이번 총선으로 인해 개헌을 제외한 모든 입법권한에 막대한 힘을 가진 단일 정당으로서 많은 일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막대한 힘을 부여받은 만큼, 현재의 경제적 위기를 잘 헤쳐 나가지 못한다면 그 힘을 부여한 민심은 또 무섭게 돌아설 것이다. 민주당도 코로나 19의 위기 속에서 경제 전면전을 선언한 바, 이런 민심에 잘 부응하길 기대해 본다.

    이수경(로펌 더 도움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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