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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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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피해 소상공인 만나보니/ “전기세 납부 유예라도 됐으면…”

“가게 운영에 적지 않은 부담
개인회생으로 대출도 못 받아”

  • 기사입력 : 2020-04-01 21: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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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출도 안되니 더 막막하죠. 이 상황을 이겨낼 수 있게 전기세 납부 유예라도 된다면 좋겠습니다.”

    1일 취재결과 창원에서 7년째 슈퍼를 운영하는 김모(51)씨에게 이번 코로나19 사태는 끝이 보이지 않는 어둠을 안겼다. 정부 및 여타 금융기관들이 융자지원 등 자금 부담 해소를 위한 지원책을 내놓고 있으니 이를 이용할 순 없나 싶지만 그마저도 그림의 떡이다. 개인회생, 네 글자가 그의 발목을 잡았다.


    “사업이 어려워져서 7000만원 정도 빚을 졌어요. 그래도 포기할 순 없어서 2016년부터 개인회생을 시작했는데 이게 있으면 대출이 안된다네요.”

    김씨는 슈퍼마켓을 직접 운영하기 전 슈퍼마켓에 과자류를 납품하는 일을 하다 차량이나 인건비 등 운영비가 감당이 안돼 폐업했다. 가족을 책임지기 위해 경제생활은 해야 했고 그나마 익숙한 슈퍼마켓을 차렸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았다. 물건을 매입해 판매대금으로 먹고 살아야 하는데, 몇년째 불황에 손님은 없었다. 그렇게 2금융과 지인에게 진 빚에 쫓기다 개인회생을 하게 됐다.

    그는 “저녁 늦게까지 장사해서 손에 쥐는 건 300만원 정도였는데 지금은 매출이 40% 떨어졌다”면서 “전기세, 월세 등 가게 유지비에 100만원이 들고, 회생변제금 23만원을 내고 나면 3인 가족인데 50만원으로 살아야 한다”고 했다.

    경기가 어려워 지난해 말부터는 운반업으로 투잡도 뛰지만 여력은 없다. 하지만 좌절은 좌절에 그칠 뿐 그는 버틸 의지가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소 정부의 지원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정책자금 대출이 되면 좋겠지만 그게 안된다면 사실 전기세 지원이 큰 힘이 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는 “무상 지원은 터무니 없다. 지역 가스회사가 최근 요금 납부를 유예해줬는데 사실 가게 운영엔 전기세가 꽤 큰 부담이다. 하지만 몇달 요금을 못 내면 전기가 끊긴다”면서 “개인회생이라는 것도 결국 갚고자하는 의지가 있다는 방증 아니겠나. 어떻게든 장사해서 빚도 갚고 코로나19 사태도 버틸 수 있도록 전기세 납부를 3개월 정도만이라도 유예해줬으면 더 바랄 게 없다”고 호소했다.

    실제 경남에너지는 3~4월 사용분에 대해 연체료 미부과 및 납부기한을 6월 30일까지 연장하기로 한 바 있다.

    김현미 기자 hm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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