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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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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올해는 벚꽃 구경도 삼갑시다

  • 기사입력 : 2020-03-23 20:3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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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원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지역사회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올해 진해 군항제를 취소한 데 이어, 벚꽃 명소를 어제부터 순차적으로 통제하고 있다. 여좌천·경화역·안민고개 등의 출입구·데크로드를 폐쇄하고, 방문객과 차량을 차단하는 강력한 조치를 시행한다. 시가 선제적으로 일찌감치 축제를 취소했지만, 벚꽃을 보려는 상춘객들이 이번 주부터 몰릴 것으로 우려되는 게 사실이다. 더구나 최근 구례군 산수유 꽃구경을 다녀온 도민 등 4명이 코로나19 확진자로 판명나면서, 시는 경로가 불확실한 감염원을 원천 차단하기 위한 불가피한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특성상 ‘사회적 거리두기’가 현재로선 최선의 방역활동이요, 지금이 골든타임이기 때문이다.

    미국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격리 조치를 했을 때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면서 최고점을 두 번 찍었지만, 사회적 거리두기는 완만한 곡선을 그리다가 소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시뮬레이션 결과에서 보듯이 감염된 환자를 진단검사로 찾아내는 방식만으로는 감염병 확산을 막는 데 한계가 분명하다. 숨어 있는 감염원을 차단하기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조하는 첫 번째 이유다. 이런 마당에 진해를 비롯한 하동·합천 등 벚꽃 명소에 상춘객이 몰린다는 것은 ‘바이러스 시한폭탄’이 만들어지는 것과 같다. 마스크를 착용하면 되지 않겠느냐고 반문할지 몰라도, 무증상 확진자와 접촉하지 않을 거라고 장담할 수는 없다.

    지방자치단체가 벚꽃 명소를 철저히 통제한다고 하지만, 중국과 같이 물리적 강제력을 발동할 수는 없다. 따라서 사회적 거리두기는 도민 한 사람, 한 사람 수긍하고 인정할 때 가능한 일이다. 집단의 내적 응집력이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의 관건인 셈이다. IMF 금융 위기 때 금모으기와 지난해 일본제품 불매운동에서 확인했듯이 우리는 어려울 때 더욱 빛나는 ‘단결 DNA’가 있다. 이번에도 잠깐의 불편이 위기 극복의 지름길이란 의식을 공유하고 실천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나의 소소한 즐거움 대신 서로 배려하고 양보하는 마음이 코로나19 백신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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