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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4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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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진짜 의리 있는 여자친구는 존재한다- 엄정(김해시의원)

  • 기사입력 : 2020-03-19 20: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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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가 가진 수많은 고정관념 중에 남자와 여자가 진짜 친구가 될 수 있을까와 여자도 남자처럼 그런 의리가 있을까?하는 의문을 늘 품고 있었다.이런 말 하면 표먹고 사는 우리 같은 선출직공무원은 치명적이라는 사실도 잘 안다. 그리고 나는 딸만 둘이고 처가는 5녀 1남이다. 그래도 그랬었다.

    나는 금양회라는 모임이 있다.이름처럼 김해에 살거나 김해에 있는 학교를 동년에 다닌 1967년 양띠들의 모임이다. 남자는 많고 여성은 조금 있다. 그 여자친구는 아내나 여동생 등 어떤 부류의 여성들에게서도 느낄 수 없는 편안함이 있다. 밤 열두시가 넘은 시간 친구와 술 마시다가 너무 취했으니 경이한테 전화해서 태워달라 하자! 이렇게 말 할 수 있는 여자친구이고 당원가입해 달라 하니 지 가족은 물론이고 주변 지인들에게도 부탁해 수십장을 만들어 온다. 솔직한 심정으로 내 일이지만 나도 당원가입해 달라는 말 꺼내기가 참 어렵던데. 선거에 출마한 사실을 알리고 시민을 위해 어떠한 일을 할 건지 의지를 표명하는 선거사무소 개소식날 그 친구 몇이 우리 당의 고유색상인 붉은 바지와 더 붉은 브라우스를 입고 와서 응원해준다. 부끄러웠을 텐데 보통의 마음이었겠는가? 그것도 모자라 본인이 다닌다는 절에 등도 달아준다. 그러면서 아무소리 하지마라고 한다.

    또 새빨간 옷을 휘감고 더 붉은 립스틱을 바르고 환한 미소로 ‘제 친구 정이 잘 부탁합니다’하며 연신 머리를 숙여 인사했던 미야는 내가 퇴근길에 인사하는 모습이 너무 짠하여 가던길 다시 돌아와 박카스 한 통을 내려놓고 쌩긋 웃으며 정아 같이 인사해 주까 한다.

    다른 것도 많다. 미치도록 고맙고 또 고맙다.어떻게 이 빚을 다 갚을까? 한숨 섞인 자조를 해 본다. 아무리 갚아도 다 갚지 못 할 것이다. 그냥 처음 먹었던 마음 변치말고 친구들 생각하며 끝까지 소신 지켜라 한다. 그러면 그만이다. 그리고 또 어떠한 일이 있어도 평생을 내편이 되어주꾸마 한다.

    어쨌든 나는 진짜 의리 있는 여자친구를 여러명 거느리고(?) 있는 참 복 많은 사람이다. 자랑해도 욕 안먹지 싶다.

    엄정(김해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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