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4월 26일 (금)
전체메뉴

[촉석루] 불을 끄고 마음을 켜다- 오경조(원불교 신창원교당 주임교무)

  • 기사입력 : 2020-03-16 20:39:53
  •   

  • “이것이 있으면 저것이 있고, 이것이 일어나면 저것이 일어난다. 이것이 없으면 저것이 없고, 이것이 소멸하면 저것이 소멸한다.” 인과 연의 법칙에 대해 부처님은 이렇게 정의한다.

    모든 존재는 인과 연의 법칙에 의해 서로 연결돼 있으며 삶은 동시적 의존관계로 엮어 진행된다. 어떤 존재도 우연히 혹은 독립적이고 개별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반드시 그 존재를 성립케 하는 원인과 조건이 있다.

    이번 코로나19 역시 인과 연의 법칙은 피할 수 없고, 뿌린 것은 고스란히 거두게 된다는 우주의 질서를 보여주는 중요한 사건이며 인류의 욕심에서 비롯된 참사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개인·집단·국가 이기주의로 살아 온 인류에게 또 없어서는 살 수 없는 은혜를 망각한 인류에게 보내는 경고가 시작된 것이다. 일체만물은 서로 ‘없어서는 살 수 없는 관계’로 연결돼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그 관계를 소홀히 한 지구는 물질문명의 발전과 편리 속에 회복이 불가능할 정도로 심각하게 파괴됐다. 코로나19가 말해주는 것처럼 하나의 질병이 일으키는 파장은 어마어마하다. 누구도 예외일 수 없고, 모두가 진지하게 논의하고 그 짐을 함께 나눠 짊어져야 한다.

    이제 우리는 인간의 끝없는 탐욕으로 지구가 감당할 수 있는 자정능력과 생태용량을 초과해 사용했음을 고백하고 참회해야 한다. 지금 당장 우리가 실천하지 않으면 온난화와 기후폭주, 플라스틱쓰레기, 초미세먼지, 핵발전소 사고 등으로 지구의 내일은 없다는 것을 자각해, 지구공동체가 지속 가능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으고 실천할 때이다.

    원불교에서는 나로 인한 소비는 줄이고, 덜 개발하고, 덜 만들며, 덜 사용하는 3덜 운동과 매일 지구를 지키는 15분 불끄기, 없어서는 살 수 없는 은혜와 지구생명을 위해 마음의 등을 켜는 기도실천 운동을 시작했다. 이 미래에 맞설 수 있는 것은 친환경적 삶으로의 전환이 급선무이며 다음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의 성찰이다’. 너도 나도 그 성찰이 되어질 때 우리의 삶은 안전하고 건강한 삶이 될 것이다.

    오경조(원불교 신창원교당 주임교무)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