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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시론] 중소벤처기업 일어서느냐 주저앉느냐 ‘기로’- 최준홍((사)경남벤처기업협회 사무처장)

  • 기사입력 : 2020-03-15 20:3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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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라는 말이 실감나는 요즘이다. 최근 중소기업이 전례 없이 어렵고 분위기마저 뒤숭숭하다. 경남도내만 하더라도 중소기업 25만개에 종사자가 80여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3분의 1에 달한다. 이들이 우리 사회를 지탱하고 활발히 살아 움직이게 하는 자양분 역할을 해주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소기업이 올해를 최대의 위기로 보고 버티기 만이라도 해보자는 심정으로 지내고 있었는데, ‘코로나19’ 악재가 겹쳐 이마저 쉽지 않아 보인다. 내수시장엔 발길이 끊기고 국제 간 봉쇄로 정상적인 비즈니스 활동이 어렵고 글로벌 금융시장 마저 연일 붕괴되는 암울한 상황을 맞고 있다. 세계 9위 무역대국 한국이 이번 사태로 고립이 심화되어 매우 안타깝다.

    대부분의 중소기업들은 최대한 인력을 줄였기 때문에 대표가 먼저 영업 준비 뿐만 아니라 모든 것을 직접 챙기고 해외 출장을 다녀와서도 시차 적응할 여유도 없이 회사로 나와 사투를 벌이는 실정이다. 중소벤처기업들은 국내시장의 한계에 부딪혀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는데, 해외로 나가면 일감은 있지만 그 또한 단가가 맞지 않아 수주를 제대로 못해오는 형편이다. 여기에는 여러가지 요인도 있겠지만 최근 개편되는 임금 및 근로기준법에 대응하지 못하는 점이 가장 아쉬운 부분이다.

    아직도 재무제표 위주의 기업평가 관행도 문제다. 중소기업이 자동화나 신기술로 생산성을 높여 재무제표가 좋아지면 납품 단가 인하 압박을 받고 적자를 내면 부실 거래처가 된다. 은행에서는 재무제표가 좋아야 기업등급이 올라가고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으니 진퇴양난이다. 독자적인 기술과 특수한 업체 몇 곳을 제외하면 중소기업 대부분은 현상유지도 급급한 실정이다. 그래서 신산업 발굴과 업종개편 등으로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 있는데, 그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재무제표가 나쁜데도 제재를 가하고 신용 보증이나 금융거래를 안 해주는 경우가 있다. 이는 중소기업이 다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잃게 만든다. 이런 관행에서는 공장의 스마트화나 4차 산업혁명의 파고를 넘어야 하지만 이 또한 시설투자나 관련 솔루션 구축도 만만찮다. 중소기업의 성장 동력을 흐리지 않게 하고 성공에 대한 믿음을 줄 대책은 없을까?

    정부도 이러한 문제를 혁신과 포용, 공정의 정책 프레임에서 상생 협력을 모색하고 있으나, 중소기업단체에서는 실질적인 기술권리보호와 공정거래 확립 등의 법제화를 요구하고 있다. 현재 국회에 계류되어 있는 대·중소기업 상생협력촉진법률 개정안이 하루빨리 통과되기를 촉구하고 있고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소상공인을 포함한 중소기업인의 자구 노력도 요구된다. 먼저 정부지원 시책에 관심을 가지면 좋겠다. 올해 연구개발 사업도 600여 가지가 공지되어 있으며, 지방자치단체까지 더하면 700가지가 넘는다. 기업지원을 위한 연구소 등도 도내로 많이 옮겨오고 있고, 대학에서도 산·학 협력을 다양하게 펼치면서 패밀리기업을 찾고 있다. 기술 연마와 정보교류 등 기업경쟁력 확보를 위해 이들 기관과의 소통도 필요하다.

    이와 함께 지원기관에서는 보다 적극적이고 세심한 접근이 필요할 것 같다. 일례로 경남테크노파크와 창원산업진흥원에서 수행한 소재부품 피해기업 사업화신속지원사업은 적시성과 파급효과가 컸다.

    우리 중소기업인들은 어려운 시절도 많았지만 끊임없이 노력해왔고 지금까지 발전해왔다. 그리고 두려움 없이 하고 있다는 게 희망적이다. 곧 코로나19의 기세가 한 풀 꺾이면 함께 손잡고 움츠린 경제를 살려보자. 헤르만 헤세의 저서 ‘유리알의 유희’에서는 “온갖 어려움과 고난을 맛보고 견디어 온 결과는 높은 정신, 향기로운 인격이었고, 그 소유자는 바로 자신이었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우리 모두 중소벤처기업인들을 응원하자!

    최준홍((사)경남벤처기업협회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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