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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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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칼럼] 완충병동 목표는 일상생활 복귀

  • 기사입력 : 2020-02-17 08: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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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리 없이 찾아오는 뇌졸중은 우리나라에서 단일 질환으로 3대 사망 원인 중 하나를 차지한다. 뇌졸중은 뇌혈관이 터지거나 막혀 뇌에 혈액 공급이 제대로 되지 않아 뇌세포가 죽어 기능이 상실돼 장애가 나타나는 질환이다.

    이러한 뇌졸중과 외상으로 인한 뇌손상이 발생하였을 경우 사람의 뇌세포는 정도에 따라 다양하게 손상이 발생한다. 그러면서 증상 또한 공통적이지 않고 뇌 손상의 정도나 유형, 범위에 따라 모두 다르게 나타난다. 한순간의 뇌손상으로 움직임을 잊어버려 이를 회복시키는 재활운동을 시작하는데, 환자마다 기대와 효과의 속도는 다르게 나타난다.

    재활의 골든타임인 3~6개월에 80% 정도의 기능회복이 일어나는 경우가 많으나, 그 시기를 넘어서도 꾸준히 향상되기에 재활치료는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언어장애, 삼킴 장애, 근육의 미세 운동 등은 최소 2년 이상 서서히 회복이 이뤄지기도 한다.

    재활치료 시작이 빠를수록 환자의 일상생활 회복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 또한 비록 후유증이 남더라도 재활치료를 지속적으로 받으면 신체활동 기능을 조금씩 회복할 수 있다. 그래서 재활치료는 급성기에 국한하지 않고, 회복기를 넘어 만성기에 접어들 때까지 꾸준한 재활을 통해 일상으로 복귀해야 한다.

    현재 정부는 저출산, 고령화로 인하여 보건의료 정책에 많은 변화를 도모하고 있다. 합리적인 재활의료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여러 방향을 모색 중인 과정에 회복기 재활병동, 요양병원의 지속성에 대해서도 논의가 많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자신이 살던 지역에서 집과 같은 느낌을 제공받아 환자 입장에서 무엇을 원하는지 파악하여 의료서비스가 이루어져야 한다. 무엇보다 회복기 환자의 골든타임에 여러 병원을 전전하는 재활난민으로 전락하여 어려움을 겪거나, 요양병원 장기 입원으로 치료가 힘들고 적극적인 재활이 어렵게 되는 점을 대비해야 한다. 이에 우리 병원은 이러한 문제점을 보완할 수 있도록 ‘완충병동’을 신설하였다.

    완충병동은 자연과 우리 집 콘셉트의 병동으로서 ‘돌봄과 의료를 필요로 하는 주민들이 지역사회에서 개개인의 욕구에 맞는 복지급여와 의료서비스를 누려야 한다’는 정부의 취지에 맞게 만들어진 재활과 요양의 중간개념 병동이다. 보건 의료 정책과 제도에는 없는 새로운 개념이며, 재활기능 호전 중 입원기간 경과로 인해 퇴원이 불가피한 분들의 일상복귀 훈련 지원을 목적으로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추었다.

    환자의 상태에 따라 철저하게 개인의 개별성을 파악하고 1대 1 운동치료를 제공하며, 일상생활 동작의 기능증진을 위한 작업치료와 연하치료도 병행하고 있다. 더 나아가 환자가 생활하면서 접할 수 있는 모든 활동을 상정해 병동 전체의 공간을 재활치료에 활용하고 있다.

    인간존엄과 환자중심의 철학이 고스란히 들어간 완충병동이 앞으로의 변화된 의료정책의 초석과 같은 역할을 할 것임이 분명하다. 뇌가 회복하기 가장 좋은 시기가 6개월 이내라곤 하지만, 모두가 말하는 재활의 골든타임을 넘어 최대한의 기능 회복을 통해 익숙하고 정든 가정으로 복귀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전동인 (희연병원 물리치료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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