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내리면- 하 영
- 기사입력 : 2020-02-13 07:5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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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자나무 가시도
아카시아 가시도
야들야들 야들
부드러워지고
떡갈나무 오리나무 가지마다
보들보들 보들
새잎이 나고
산수유 개나리도
오물오물 오물
꽃잎이 벌어지고
조올 졸 졸졸졸
실개천이 풀리고
곳곳에 매화꽃과 산수유꽃이 피고, 들녘에는 양지꽃, 제비꽃까지도 얼굴을 내밀고 있다. 입춘도 지났고 다음 주면 우수이니 그리 이른 것도 아니지만 예년보다 따뜻한 겨울을 보내서 그런지 봄이 더 일찍 찾아온 느낌이 든다. 봄비에는 마법이 스며있다고 했던가. 봄비가 자박자박 내리면 이 시에서처럼 마법같이 ‘가지마다 보들보들 새잎이 나고 산수유, 개나리도 오물오물 꽃잎이 벌어지고 꽁꽁 언 실개천까지도 조올 졸 풀리’겠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봄의 활기를 찾을 수 없는 요즘이다. 우리네 마음도, 경제도 한겨울로 돌아가 꽁꽁 얼어버린 듯하다. 봄비의 마법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사라지고 다시 일상의 봄을 맞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장진화 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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