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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769) 제25화 부흥시대 79

“내일 무슨 일이 있습니까?”

  • 기사입력 : 2020-02-12 08: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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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불출이 풍채 좋은 몸을 흔들면서 요정으로 들어왔다.

    “하하. 회장님을 부산에서 다시 뵙게 되는군요.”

    박불출이 정중하게 인사를 하면서 손을 내밀었다.

    “어서 오십시오. 홍콩에 갔다가 부산에 잠시 머물고 있는 중입니다. 박 행장님이 부산에 있다고 해서 점심이나 같이 할까 하여 모셨습니다.”

    이재영은 호탕하게 웃으면서 박불출의 손을 잡았다. 상이 들어오고 술이 몇 잔씩 오갔다. 이재영의 옆에는 영주가 앉아서 시중을 들고 박불출의 옆에는 요정에서 제일 예쁘다는 진주가 앉아서 술을 따랐다.

    “홍콩은 좀 어떻습니까?”

    술잔을 주고 받은 뒤에 박불출이 인사치례로 물었다.

    “홍콩이야 영국의 자치령 아닙니까? 홍콩은 크게 발전을 하고 있더군요.”

    홍콩을 본 소감은 남달랐다. 그 느낌을 박불출에게 모두 설명할 수는 없었다.

    “홍콩에 지사를 내야 해서 저도 조만간 한번 가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은행이 지사를 냅니까?”

    “전쟁만 끝나면 지사를 내야 합니다. 홍콩과 무역을 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많지 않습니까? 기업이 가는 곳에 은행도 갑니다.”

    “그렇습니까? 그럼 홍콩 경제인들을 내가 소개해 드리지요. 이번에 홍콩에 가서 많은 경제인들을 만났습니다.”

    “하하. 좋습니다. 언제 서울로 올라가십니까?”

    “내일 아침에 올라갈까 합니다.”

    “그렇게 빨리요? 기왕이면 내일 하루 더 쉬고 천천히 올라가십시오.”

    박불출이 잔을 내밀었다. 이재영은 박불출과 잔을 부딪쳤다.

    “내일 무슨 일이 있습니까?”

    “배 타고 낚시도 하고… 즉석에서 회도 떠서 먹고 하면 좋지 않습니까? 기생들도 데리고 가고… 제가 다 준비하겠습니다. 회장님 부산에 오셨다는 말씀 듣고 준비하라고 지시해 놓았습니다.”

    “봄도 아닌데 선유놀이를 갑니까?”

    “하하. 가을이면 어떻습니까? 전쟁이 일어나기 전에는 한강에서 선유놀이를 했습니다. 드시지요.”

    “예.”

    이재영은 박불출과 다시 잔을 비웠다.

    “행장님, 그럼 저희를 데리고 가세요.”

    진주가 박불출에게 애교를 부렸다.

    “하하. 내일 일은 우리 은행 전무가 처리했어. 미안하네.”

    “아유, 행장님 얄미워요. 우리가 행장님 은행에 예금하는 거 아시죠?”

    영주도 진주를 거들면서 눈웃음을 쳤다.

    “아이고, 큰일 났네. 다음에는 반드시 여기 아가씨들을 데리고 가지. 한 번만 봐줘.”

    박불출이 너스레를 떨었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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