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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사제 서품식과 부복예식- 옥영숙(시인)

  • 기사입력 : 2020-01-12 20: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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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화요일 문성대학교 체육관에서 사제서품식이 거행됐다. 한 명의 사제가 탄생하기 위해서는 무려 10년 남짓한 기간이 걸린다. 신학대학에 입학해 학부와 대학원을 포함해 7년을 공부하고 군 복무와 사회봉사 등 3년의 다양한 현장 체험으로 부제품을 받고나서 1년 뒤에 사제품을 받는 어려운 과정을 거친다. 학업을 마친 사제가 서품을 받을 때 세상의 가장 낮은 곳에서 겸손하게 모든 이를 받들며 살아갈 것을 다짐하는 부복예식을 한다. 사람들에게 봉사하라는 의미와 함께 겸손한 이로 살아갈 것을 다짐하는 정식 사제의 길을 가는 예식이다.

    한국 가톨릭을 대표하는 정신적인 지주 역할을 해온 김수환 추기경은 사랑과 나눔 정신을 실천한 사제였다. 민주화와 인권운동으로 어려운 사람들 편에서 인간 생명을 존중하고 근본적인 나눔을 실천하셨다. 고인은 생전의 장기기증 약속에 따라 선종 후 안구 기증으로 마지막까지 나눔의 삶으로 새 빛을 보게 하셨다. 또한 ‘울지마 톤즈’라는 영화의 실제 주인공인 이태석 신부님은 아프리카 수단의 톤즈로 파견돼 그곳에서 교육과 의료봉사에 헌신했던 ‘한국의 슈바이처’로 불렸다. 장래가 보장된 의사의 길을 접고 사제가 되어 총과 칼을 들고 노는 아이에게 학교와 기숙사를 세워 가난한 아이들의 자립을 도왔고, 음악으로 마음속에 남아있는 전쟁의 상처를 치유하고자 노력했다. 사람들이 외면한 한센병 환자를 돌보며 마을의 유일한 의사로서 활동했다. 성직자로 선발된 이는 성무를 담당하는 제관이고 신자공동체의 지도자로서 순명과 봉사의 길을 가게 된다. 사제가 되는 순간부터 독신으로 평생 하느님과 이웃을 사랑하고 헌신하는 삶을 살아가야 한다.

    부복은 상대방 앞에 고개를 숙이고 엎드리는 행위이다. 사람이니까 외로움과 어려움에 일어나고 싶을 때도 있을 것이다. 한 명의 사제를 탄생시키기 위해 많은 사람들의 기도와 눈물이 있었고, 그 영광의 상처들이 상처받은 이웃에게 사랑의 불꽃으로 따뜻한 위로가 되고 희망이 될 터이다. 사제 또한 특별한 사람도 아닌 우리들과 똑같은 보통사람인데, 끝까지 하느님 안에서 거룩한 삶을 살아가도록 응원해야겠다.

    옥영숙(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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