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탑골공원은 SBS 옛날 인기가요를 틀어주는 채널이다. 아날로그 영상 자료들이 디지털화하면서 유튜브 방송 시험 차원에서 내보낸 90년대 인기가요 영상이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아카이브(소장품이나 자료 등을 디지털화해 한데 모아서 관리할 뿐만 아니라 그것들을 손쉽게 검색할 수 있도록 모아둔 파일) 자료실은 보물창고가 되었다. 온라인 탑골공원은 재가공 없이 예전 자료 그대로 방송하는데 방송 자체도 재미있지만 실시간 이어지는 채팅창의 재미로 인해 접속자의 참여가 높다.

최근 온라인 탑골공원에서 오프라인으로 걸어 나와 가장 뜨겁게 떠오른 화제의 인물은 가수 양준일이다. 현대인들은 호기심이 충족되면 열풍은 식기 마련인데 그 열풍이 오프라인으로 계속 이어졌다는 점이다. 뮤지션 활동이 2년 남짓이라는데 무명이던 양준일의 나비효과는 단순한 인기를 넘어 신드롬을 일으킬 만큼 화제를 불러왔다.

지상파 방송의 문화 초대석에도 출연했다. 과거 20대의 양준일이 현재의 50대 양준일로 데뷔 30년 만에 전성기를 맞이했다는 점이다. 새로운 것이 아닌 옛것이 주목을 받고 있는 것.

놀라운 파급력으로 과거의 영상이 인기리에 돌아다니고, 진중한 언행과 겸손한 심성으로 자식 세대로부터 환호와 지지를 받고 있다. 자신의 뜻대로 아무것도 이루어지지 않았던 당시의 문화 속에서 온갖 차별로 상처 입은 파란만장한 인생사가 롤러코스트 탄 것 같다는 그를 응원하는 이유는, 착한 사람이 잘사는 시대가 오기를 바라는 열망이 묻어 있기 때문이다.

각박한 세상살이에 선한 영향력이 위로와 용기가 되고 희망을 갖게 되는 대리만족을 느끼게 했다. 비슷한 미모와 똑같은 패턴의 연예인들에 식상해 있던 대중들은 자신만의 스타일로, 50대의 나이에도 순수한 미소와 열정적인 무대 매너에 관객과 시청자들이 적극적인 반응을 보였다. 대중들도 이제 구체적인 이유와 인간적인 감동으로 지지하고 응원하고 사랑한다.

온라인 탑골공원은 돌아갈 수 없는 그때 그 시절을 추억하고 공감하는 세대와 호기심으로 무장한 다양한 연령층이 이용하는 놀이터의 역할과 기능을 제대로 하고 있다.

옥영숙(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