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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0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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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가족- 장성만(경남창조경제혁신센터 창업지원본부장)

  • 기사입력 : 2019-12-10 20:2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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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말연시 여러 모임으로부터 초청이 많지만 참석하지 못해 미안한 경우가 많다. 무엇보다도 가족과 친지들의 대소사에 직접 참여하지 못하는 경우가 빈번해 더욱 그렇다. 이렇다 보니 가족과 친지들보다 사회생활에서의 네트워크가 더 우선순위에 있다는 느낌이 들어 왠지 착잡한 심정이다.

    원래 우리 사회는 친족 중심으로 발전해 왔다. 촌수라고 불리는 친족 사이의 멀고 가까움에 따라 호칭이 정해지고 친족들끼리 공동체를 구성해 생활양식이 유사한 씨족사회를 형성했다. 여기에서 고유의 문화를 만들고 공유하면서 세상은 더욱 풍요롭게 변화되어 왔다. 하지만 이제는 아이러니하게도 가족이라는 기본 단위를 넘어서는 사회적 공동체의 중요도가 훨씬 더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사회생활에서 공유하는 다양한 형태의 이해관계와 실리보다 당연히 우선해야 한다는 전통적 사고방식은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적절한 타협을 거쳐 바뀌어 가고 있다. 변화의 주체가 젊은 세대이든 그렇지 않든 간에 그 변화를 암묵적으로 인정하는 분위기이다. 각종 SNS에서 통용되는 1촌이란 관계는 친족관계에 있는 부모와 자식 간의 계촌으로 같은 집에 살며 같이 생활하는 형제자매보다 더 가까운 관계를 의미한다. 이는 사이버공간에서 공유하는 관심사와 문화를 통해 가공된 가상의 촌수가 기원 이후 수천 년 동안 발전을 거듭하며 이어져 온 가족의 의미를 능가하는 가치가 되어버린 것이다.

    흔히 기성세대라고 불리는 나이가 든 세대들은 젊은 세대들이 공유하는 언어와 문화 그리고 그들이 소유하고자 하는 가치가 무엇인지에 대해 공감하는 노력이 절실하다. 특히 젊은이들이 향유하고자 하는 세상에서 공존하기 위해서는 그들이 가족보다 더 중요하게 여기는 그 가치에 대한 이해와 공감을 넘어 그들이 만들어나갈 변화의 과정 중에 가족보다 더 우선시할 수 있는 어떠한 가치도 없다는 인식을 할 수 있도록 기꺼이 역할을 다해야 한다.

    가족이라는 전통적 가치와 그 가치의 변화에 대한 세대 간의 공감을 위해 모두 온고지신(溫古知新)의 정신을 되짚어 보면 좋겠다.

    장성만(경남창조경제혁신센터 창업지원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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