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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농촌 지키는 이름 없는 영웅들에 감사하며- 곽명진(농협창녕교육원 교수)

  • 기사입력 : 2019-11-28 20:3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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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점점 고도로 산업화되어 가는 사회에서 세계의 각국과 DDA, FTA 등의 체결로 농산물 수입 ‘태풍’ 속에서도 그나마 버티고 있는 농산물 관세 장벽마저 무너지고 쌀 협상을 비롯한 국제 사회의 농업통상협력에 대한 압력이 더해지고 있다. 최근에는 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RCEP)과 WTO 개발도상국 지위를 포기하기로 결정되면서 농업과 농업인들은 더욱 어려운 환경에 놓여 있다.

    농업인들은 식량 주권의 최전선에서 농업·농촌을 힘들게 지켜나가고 있다. 농업통상협력과 개방에 대한 압박이 커지는 상황을 극복하고 최소한의 안전망을 제공할 수 있는 다양한 제도적 뒷받침이 적기에 시행되어야 한다. 현재 재배작물이나 재배면적에 관계없이 직불금을 지급하는 공익형 직불제를 내년 3월 시행 목표로 추진되고 있다. 농업의 공익적 기능 확산과 농업인의 소득 보장 등 제 역할을 다 할 수 있도록 법제화되어야 하겠다. 그리고 수입농산물에 대한 검역 및 원산지 단속을 강화해 농업인과 국민의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해야겠다. 또한 매년 11월 11일이 되면 각 지자체에서 농업인의 날 관련 다양한 행사를 하고 있다. 그러나 단순히 가래떡을 나눠주는 전시성 행사로 끝나서는 안 될 것이다. 미국은 11월 넷째 주 목요일을 추수 감사절 공휴일로 정해 한 해의 수확을 감사하며 보낸다. 농업인들의 긍지와 자부심을 고취하고 농업의 중요성을 되새기기 위한 축제의 장을 만들어 나가야겠다.

    매헌 윤봉길 의사는 그의 저서 ‘농민독본’에서 ‘사람의 먹고사는 식량품을 비롯하여 의복 주옥의 자료는 말할 것도 없고 상업 공업의 원료까지 하나도 농업 생산에 기다리지 않는 것이 없느니만큼 농민은 세상 인류의 생명창고를 그 손에 잡고 있다’고 하였다. 농업·농촌은 먹거리를 생산하는 식량기지 역할 외에도 물을 저장하는 댐 역할, 지하수 저장 역할, 지구 온난화를 완화하는 완충지대 역할, 유기 탄소 저장 역할 등의 공익적 가치를 가지고 있다. 국가와 국민에게 이런 직·간접적인 공익적 가치를 지켜내는 역할을 하는 곳이 농업·농촌이며 농업인이다.

    작년과 올초에 일제강점기 우리나라의 독립과 우리말을 지키려는 과정을 다룬 드라마 ‘미스터션사인’과 영화 ‘말모이’를 감동 깊게 시청했다. 유명한 사람들이 아니라 이름 없는 평범한 사람들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였기에 더 감동적이었다. 지금도 많은 평범한 영웅들이 우리나라를 지켜나가고 있다. 올바르고 건강한 먹거리와 풍족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또 다른 이름 없는 영웅 농업인들이 있다. 농업·농촌을 지켜나가고 있는 농업인들에게 감사함을 갖는 결실의 계절 11월이 되었으면 한다.

    곽명진(농협창녕교육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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