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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명 조식 선생과 실천하는 지성- 김윤식(산청거창본부장 부국장)

  • 기사입력 : 2019-11-14 20:4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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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內明者敬 外斷者義(내명자경 외단자의)’ 남명 조식 선생이 끊임 없이 자신이 나태해지는 것을 경계하기 위해 허리춤에 차고 다닌 칼, ‘경의검’에 새겨진 문구다.

    조식 선생이 강조했던 ‘경의사상’을 함축하고 있는 단어인데 이 말은 ‘안으로 마음을 밝히는 것은 경이요, 밖으로 행동을 결단하는 것은 의다’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즉 마음속으로는 항상 예의바르게 행동하고 절제하며 마음을 다스려야 하고, 밖으로는 옳다고 알고 있는 것을 결단력 있게 실천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겠다.

    남명 조식 선생은 ‘경의검’과 함께 늘 자신의 마음을 깨어있도록 하기 위해 ‘성성자(惺惺子)’라는 방울을 허리에 차고 다녔다. 성성자는 마음을 다스리는 경의 도구로 경의검은 사사로움을 베어내는 의의 도구로 삼았다. 학문을 탐구하는 선비였지만 늘 검과 방울을 허리에 차고 마치 무사가 몸을 단련하듯 자신의 마음을 단련한 칼 찬 선비, 남명 조식의 사상과 실천정신은 오늘날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한다.

    특히 ‘을묘사직서(단성소)’를 통해 탐관오리를 비판하고 나아가 임금의 무지를 꾸짖은 사건은 지금 시대에도 보기 힘든 강직한 선비의 면모를 보여준다.

    남명 선생의 단성소를 곰곰이 읽어보면 어려운 백성을 돌보는 한편 어린 임금이 성군으로 자라나기를 바라는 선생의 절절한 마음이 녹아들어 있다. 단성소의 첫 시작은 ‘임금이 나라일을 잘못 다스린 지 오래돼 나라의 기틀이 무너지고 하늘의 뜻과 백성들의 마음이 임금에게서 떠났습니다’로 시작한다. 그러나 마지막은 ‘진실로 임금께서는 하룻밤 사이에 새사람이 되는 것처럼 깨달음을 얻으십시오. 지금부터라도 학문에 힘써 덕을 밝히고 백성이 희망을 가지고 일어나게 하십시오. 착함과 덕을 펴는 정치를 하면 흩어진 민심이 돌아오고 위기가 평안해질 것입니다’로 끝맺는다. 그야말로 민본과 애민, 우국충정의 참 의미를 모두 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남명 선생은 관직에 나아가지 않고 재야에 있으면서도 항상 스스로를 갈고닦아 깨어있었던 선비였으며, 학문을 갈고닦는데 그치지 않고 밖으로 실천할 것을 가르친 스승이었다. 그의 가르침은 임진왜란을 맞닥뜨린 제자들이 의병장이 돼 나라를 지키는 데 앞장서는 밑거름이 됐다. 그 이후로는 학문을 탐구하는 선비들이 일제의 탄압에 항거해 대한독립의 당위성을 국제사회에 전파하려 한 유림독립운동 ‘파리장서운동’의 씨앗이 됐다.

    사상은 실천할 때 비로소 힘이 된다. 남명의 사상은 실천을 통해 백성을 지키는 힘으로 발현됐다.

    같은 맥락에서 올바른 가치관과 도리에 맞는 행동은 나와 우리, 더 나아가 사회를 튼튼하게 만드는 굳건한 기둥이 된다.

    실천하는 지성(知性)이 건강한 사회를 만든다.

    김윤식(산청거창본부장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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