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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매매집결지 이대로 둘 것인가- 이경옥(경남여성단체연합 여성정책센터장)

  • 기사입력 : 2019-11-13 20:3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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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하드 카르텔, 불법촬영, 김학의 사건, 버닝썬 사건, 다크웹 등은 작년과 올해 엄청난 파장을 몰고 왔다. 과거에도 쭉 해왔던 범죄행위였지만 아무렇지도 않게 행해졌다.

    이 사건의 공통점은 거대 성산업이 어떻게 여성들을 성착취해 왔는지 알 수 있다. 드러난 것은 빙산의 일각이지만 오랜 기간 체계적으로 구조적으로 행해져 왔음을 알 수 있었다. 성매매가 ‘자발적인가’, ‘강제인가’를 묻는 것은 이를 은폐시키기 위한 전략이다.

    성매매여성들에게 책임을 물으며 혐오와 낙인을 찍는다. 성산업 카르텔과 성구매자 비난은 뒷전이다. 자발, 강제를 논하기 전에 우리는 ‘인간 존엄성’에 대해 먼저 질문을 던져야 한다. 개인의 자유란 한 인간이 다른 인간의 성을 돈으로 사서 착취하는 것이 아니며, 돈벌이가 된다고 성착취의 산업이 자유로운 상거래가 될 수 없다. 성매매는 제도화된 성폭력으로서의 성착취 산업으로 볼 수 있다. 2016년 여성가족부 성매매 실태조사에 의하면 성매매 가출 등 경험한 위기 청소년 58%가 부모, 보호자로부터 폭행, 감금, 학대 경험이 있다고 한다. 가정폭력, 성폭력, 학대 등으로 가출한 청소년들이 성매매에 유입된다고 한다. 이처럼 청소년 시기에 유입되어 여성인권의 가장 밑바닥에 놓여 있는 여성이 성매매여성이다.

    2004년 제정돼 시행되고 있는 성매매특별법은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성매매 처벌법)과 ‘성매매방지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성매매 방지법)을 말한다. 이 법 이전에도 ‘윤락행위방지법’이 있었으나 법집행을 하지도 않았고 처벌받지도 않았다. 느슨한 법체계와 업주와 경찰과의 유착으로 2000년대 군산 대명동, 개복동 화재 사건으로 쇠창살에 감금된 성매매 여성 19명이 화재로 숨진 사건이 있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여성단체에서는 여성인권 착취의 문제로 국가에 강력한 법 집행과 처벌 강화를 요구하였던 것이다. 성매매특별법은 성매매를 방지하고, 성매매 피해자 및 성을 파는 행위를 한 자의 보호와 자립을 지원하기 위해 제정된 법이다. 법 제정 이후 ‘성매매는 불법’이라는 국민들의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아직도 많은 남성전용 출입 공간에는 성매매가 암암리에 이뤄지고 있다. 특히 성매매집결지는 버젓이 유리방을 통해 여성을 전시하고 성매매 영업이 이뤄지는 지역이다. 즉, 성매매가 불법인데도 성매매집결지에서는 합법적인 성매매가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전국적인 상황을 보면 2013년 춘천 ‘난초촌’을 시작으로 8곳이 폐쇄됐거나 폐쇄되고 있는 과정이다.

    우리 지역 서성동 성매매집결지의 역사는 일제시대인 1905년 마산에 유곽이 등장했으며 1910년 일본의 공창제 적극 추진으로 110년의 악습과 일제잔재의 부끄러운 역사가 이어지고 있다. 몇 년 전에도 집결지 폐쇄를 추진하다가 중단됐다. 다행인 것은 지난 10월 창원시의원의 집결지 폐쇄요구와 질의에 창원시장은 집결지를 폐쇄하겠다고 답변했고 행정내 TF팀을 꾸렸다고 한다.

    또 창원시의회나 창원시아동여성인권연대의 세미나 등을 통해 집결지 폐쇄를 위한 활동들이 이어지고 있다. 또 경남신문에서도 관심을 갖고 지속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여성단체들은 기자회견과 경남경찰청과의 간담회를 통해 성매매 불법영업에 대한 법집행을 강력히 할 것을 촉구했다.

    이처럼 시민들의 촉구와 창원시의 행정, 의회, 경상남도, 경남경찰청 등 관련 공공기관들의 협력과 연계로 집결지를 폐쇄할 수 있을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그 안에 있는 여성들의 인권보호와 자활지원의 문제이다. 성매매집결지의 폐쇄는 성매매 수요차단을 통한 성착취 고리를 끊어 성 평등한 지역사회로 가기 위한 출발점이다. 성을 착취하는 왜곡된 성문화를 바꾸기 위한 남성들의 의식 변화가 중요한 시점이다.

    이경옥(경남여성단체연합 여성정책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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