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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조커- 강희정(편집부 차장대우)

  • 기사입력 : 2019-10-28 21: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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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80년대 빈부격차와 불평등이 만연한 고담시에서 아서 플렉(호아킨 피닉스 분)은 스탠딩 코미디언을 꿈꾼다. 하지만 현실은 우스꽝스러운 광대 분장을 하고 길거리에서 호객행위를 하며 사회로부터 멸시를 당할 뿐이다. 갑자기 웃음이 터지는 정신질환을 앓고 있지만 세상의 도움도, 관심도 줄어들면서 일자리마저 잃게 된다. 결국 자신을 둘러싼 현실과 부딪히면서 범죄에서 희열을 얻는 ‘조커’로 변해 간다.

    ▼지난 2일 개봉한 영화 ‘조커’가 화제다. 개봉 전부터 전 세계 영화인들의 찬사를 받으며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일으킨 ‘조커’는 코믹스 영화 사상 최초로 베니스국제영화제 최고의 상인 ‘황금사자상’을 받아 대중성은 물론 작품성까지 인정받았다. 북미에서 2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2억 달러 이상의 수익을 거뒀고 해외에서 5억달러 이상 벌어들였다. 우리나라에선 개봉 26일 만에 496만 관객이 영화를 찾았다.

    ▼그러나 영화는 “우리의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는 평가 속에서 흥행만큼 논란도 거세다. 허구로만 치부하기엔 빈부 격차, 계급 갈등이 현실적으로 그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고담시처럼 우리가 사는 현실도 이미 소득과 직업에 따라 다양한 계급으로 갈리면서 이로 인한 사회 갈등이 만연하다. 특히 정유라 사건부터 조국 사태에 이르기까지 2030세대들의 배신감은 분노와 울분을 토하게 한다. 노력한 만큼 대가를 얻는다고 믿었던 그들이 사회의 공정성에 대한 믿음이 깨진 것이다.

    ▼‘조커’와 함께 1000만 관객을 이끈 영화 ‘기생충’도 새삼 거론되고 있다. 두 작품 모두 경제·사회적으로 소외된 주인공을 내세우고 있다. 이들은 단지 가난에 시달릴 뿐만 아니라 사회로부터 모욕을 당한다. 파국을 부른 근원이 신흥 자본가 계층(기생충)과 금융 자본가(조커)로 설정된 것도 비슷하다. 영화를 보는 내내 불편하고, 보고 나서도 씁쓸하지만 그래도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이유는 불평등, 불공정한 사회 문제를 슬프고, 또 아프게 다룬 영화들에 공감해서가 아닐까. 영화는 현실을 비추는 거울이다.

    강희정(편집부 차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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